[기자수첩] 코로나 시국에 오프라인 유통업계 ‘옥죄기’가 웬말

정부 유통법 개정안은 재·보궐 표심 노린 '탁상입법'....복합쇼핑몰에 대한 이해 부족

기자수첩 2021-01-15 15:47 이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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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이지웅 기자]


코로나19로 최악의 시기를 보낸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정부 규제 방침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당이 전통시장·골목상권을 살린다는 명목 아래 대형유통업체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등에 적용된 '월 2회 강제휴무', '심야영업 금지' 규제를 스타필드·롯데몰 등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한다.

출점 규제도 강화된다. 전통상업보존구역(전통시장 반경 1km 이내)을 상업보호구역으로 확대 개편한다. 상업보호구역은 전통시장 외에도 기존 상권이 형성된 지역을 추가 지정할 수 있고, 대규모 점포 등록을 금지할 수 있다. 출점 규제가 적용되는 물리적 범위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이제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됐는데 아직도 대형유통업체는 '갑', 전통시장·골목상권은 '을'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프레임으로 규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성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유통법 개정안에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여 '탁상입법'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첫째, 100% 직매입으로 운영되는 대형마트와는 달리 복합쇼핑몰은 부동산 임대업이기 때문에 규제한다면 자영업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 더 나아가 물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 매장 아르바이트생들도 규제 대상이 된다.

둘째, 대부분 교외에 위치한 복합쇼핑몰에 타 지역 사람들이 방문함으로써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낙수효과'를 무시했다. 일례로 스타필드 하남이 들어선 뒤 인근 집값이 크게 오르거나 상권이 확장되는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스타필드 하남 반경 10km 이내에는 2만개 가량의 상점이 있는데 이들의 매출이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셋째, 복합쇼핑몰의 경우 비물판 면적(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공간)이 전체의 30~40%에 달한다. 고객들이 쇼핑을 위해서만 복합쇼핑몰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즉 의무휴업으로 소비자들의 여가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

유통법 개정이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도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통시장·골목상권 살리기라는 입바른 소리만 내세울 뿐 지난 10년간 별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해서다.

2019년 12월 발표한 한국유통학회 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 휴무일에 전통시장을 찾는다는 소비자는 응답자의 5.8%에 불과했다. 반면 아예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0%로 나타났다. 의무휴업 규제가 전통시장·소상공인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대규모 점포 규제가 상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올해에도 규제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기존에 있는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해도 모자를 판국에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규제라는 사슬을 채우는 것은 그들의 숨통을 더 조이는 처사일 뿐이다.

이지웅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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