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뉴스 FOCUS]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리더십 ‘흔들’...‘공수표’ 된 예금보험료 인하

임기 초 강조한 예금보험료율 인하 현재까지 지지부진...예보, 올해 저축은행 차등보험료율 할인·할증폭 확대

금융·증권 2021-01-19 16:13 김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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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초부터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내세운 예금보험료율 인하가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사진제공=저축은행중앙회]
[더파워=김필주 기자]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자신의 슬로건이었던 저축은행 예금보험료 인하에서 사실상 손을 뗀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제기됐다.

특히 올해 1월 초 박 회장이 발표한 신년사에 예금보험료율 인하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이 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4일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중저금리 자금 공급을 통한 중소기업·서민 금융지원 확대’, ‘디지털 금융기반 확충’, ‘규제완화를 통한 저축은행 경영 안정화’, ‘금융소비자 강화로 인한 저축은행 신뢰도·이미지 개선’ 등 4가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날 예금보험료 인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예금보험제도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설립된 예금보험공사가 평소에 금융회사로부터 보험료(예금보험료)를 받아 기금(예금보험기금)을 적립한 뒤 금융회사가 영업정지·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면 금융회사를 대신해 예금(예금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요율은 0.4%로 이는 은행 0.08%, 보험회사·종합금융회사·투자매매 및 투자중개업자 0.15%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저축은행에만 높은 요율을 적용한 이유는 지난 2011년 상호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예금보험공사가 수많은 자금을 저축은행 업계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2000년대 초중반 부산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다수는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이는 결국 불법 대출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2011년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의 PF 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대출 규모 7조299억원 중 절반인 3조3600억원 가량이 ‘부실 우려’ 판정을 받았다. 결국 삼화저축은행·부산저축은행 등 수십 여개 저축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를 당했고 소상공인·자영업자·서민층이 대다수였던 예금주들은 예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고스란히 피해를 떠 안았다.

이후 시간이 흘러 저축은행의 수익성·건전성 등 경영환경이 개선되자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예금보험료율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나오기 시작했다.

회장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축은행 업계의 의견을 경청한 박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취임과 동시에 “과거 부실 책임이 있는 저축은행은 이미 다른 곳으로 인수됐거나 망했기에 현재 저축은행들이 부담하는 예금보험료 수준은 과도하다”며 “먼저 저금리 체제 하에서 저축은행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예금보험료율을 인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예금보험료율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그러나 박 회장의 이러한 의지는 즉각 예금보험공사 측의 반대에 부딪혔다. 박 회장 취임 한 달 뒤인 그해 2월 위성백 예보 사장이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27조원의 자금이 투입됐는데 회수된 금액은 12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저축은행에 대한 예금보험료율 인하는 당분간 곤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 예금보험료율 인하를 두고 은행 등 다름 금융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예금보험료율이 높다고 불평하지만 금액적으로 보면 은행들이 지급하는 예금보험료가 훨씬 많다”며 “여기에 은행들은 지난 2011년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를 지원하기 위해 사용된 특별계정에 아직까지도 돈을 부어넣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도 불평의 목소리는 쏟아졌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생보업계는 예금보험료로 무려 500억원 가량을 더 지급했고 2018년에는 전년 대비 약 100억원을 더 냈다”며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타 금융업종에서도 돈을 지원하고 있는 마당에 저축은행 업계가 예금보험료율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예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 누적기준 은행 업계가 낸 예금보험료는 총 8조7438억원에 달한다. 같은 시기 생보업계가 낸 누적 예금보험료는 4조2043억원이다. 반면 저축은행 업계가 낸 예금보험료는 1조6035억원 수준이다.

예보, 올해 차등보험료율 할증폭 7%에서 10% 확대 추진...저축은행 업계, 박 회장 리더십에 의문 제기

예보는 올해부터 기존 3단계였던 차등보험료율을 5등급으로 세분화할 방침이다. 표준요율이 0.40%인 저축은행의 차등보험료율 등급도 올해부터 5단계로 세분화되는데 차등폭도 종전 7%에서 10%로 확대된다.

3단계에서는 경영평가 결과 최우수로 1등급을 부여받은 저축은행 보험료율은 0.372%로 할인 적용됐다. 2등급의 경우 표준요율 0.40%가 적용됐고 경영평가 점수를 낮게 받은 3등급은 0.428%로 할증하는 등 구간별로 각각 표준요율 대비 7%씩 할인·할증했다. 즉 이 등급 구간을 5단계로 늘리고 할인·할증폭도 10%로 늘린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저축은행 예금보험료율이 도리어 인상될 처지에 놓이자 저축은행 업계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리더십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소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취임 초 예금보험료 인하를 강하게 천명했던 박 회장이 지금까지 한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임기 3년 중 벌써 2년이 지났는데 남은 1년 동안이라도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예보가 공개한 차등평가 결과에 의하면 당시 저축은행의 70% 가량이 죄다 2~3등급 사이에 몰렸고 일부 우량 저축은행만 1등급 판정을 받았다”며 “만약 올해 예보가 바뀐 제도를 시행해 저축은행 대부분이 또 다시 3~5등급 판정을 받는다면 늘어난 할증폭으로 인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김필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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