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는 하나마나... 포스코 여직원, 회사에 성폭력 신고했지만 돌아온 건 2차 가해

김학동 부회장 "엄중하게 책임 통감" 사과문 발표

산업일반 2022-06-24 09:00 이경호 기자
center
[더파워 이경호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는 여직원이 동료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동료 직원들로부터 수년간 지속적인 성희롱 등을 당한 피해 여직원을 보호해야 할 회사 측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다 집단따돌림 등 2차 가해를 막지 못했다.

지난 23일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직원 A씨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7일 경찰에 고소했다.

또 술자리에서 자신을 추행한 혐의로 직원 2명, 성희롱한 혐의로 직원 1명을 고소했다.

B씨는 지난달 말께 A씨 집에 들어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직원 3명은 회식 때 A씨를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스코 안전 관련 업무를 하는 부서에서 2018년부터 3년 넘게 근무해 온 A씨는 수년간 동료들로부터 사무실에서 상습적으로 성희롱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직원 1명이 지난달 29일 새벽 2시30분께 막무가내로 집에 들이닥쳐 자신을 유사강간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내용이 담긴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또, A씨는 "회식 떄 일부 직원이 껴안고 선임 직원은 나를 옆에 앉히고 술을 마시게 하면서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만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지난해 12월 감사부서인 정도경영실에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해온 직원 B씨를 신고했다. 올 1월 회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부서에서 2명을 분리 조치하고 가해자인 B씨는 감봉 3개월의 징계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신고를 했던 A씨는 2차 가해를 받았다.

A씨는 “회사가 사건을 접수하고 조사하는 동안 동료들은 피해 사실을 공유했으며, ‘별일 아닌 일로 한 가정을 파탄 냈다’고 손가락질했다”며 “결국 동료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말했다.

성희롱 예방 교육을 담당하는 한 전문가는 "직장 내에서 성희롱 신고가 접수되면 회사는 피해자의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당사자 외 직원들이 알지 못하게 비밀유지를 해야 하는데 예방 시스템이 잘 작동됐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2차 가해가 두려워 피해를 숨기는 피해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안이한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포스코는 최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23일 김학동 대표이사(부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이사는 "최근 회사 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성윤리 위반 사건에 대해 피해직원 및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회사는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피해 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하고 관련자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문책하고 관리자들도 무거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측은 성폭력 사건을 인지한 이후 10여일동안 같은 건물에 있는 A씨와 B씨 사택을 분리하지 않는 등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입장문을 통해 "내부 성 문제, 비리 문제, 윤리 문제 수사에 대한 공정성이 없고 처벌에 대한 형평성이 없는 실태"라며 "최정우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 sns
  • sns
  • mail
  • print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