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적자' 한전, 한우·오마카세 회식에 법카 '펑펑'... "요금인상 납득 못할 것"

김성원 의원 "방만하게 운영된다면 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은 없을 것"

산업일반 2022-10-06 14:13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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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역대 최대 규모로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전력의 여러 부서가 법인카드를 방만하게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적자를 감안하면 긴축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상식에 어긋나는 수준으로 법인카드를 써와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소속 김성원 의원(국민의힘)이 2020~2021년 한전 서울·부산·울산본부에서 법인카드로 결제된 50만원 이상의 식비를 확인한 결과 부적절한 집행이 대거 발견됐다.

대표적으로 한전 서울본부 기획관리실 경영지원부는 지난해 3월 말 직원의 정년퇴직 행사 후 유명 프랜차이즈 한우 전문점에서 오찬 회식을 한 뒤 409만91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오찬치고 액수도 컸지만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및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시행 중이던 때였다. 법인카드를 방만하게 사용한 것뿐만 아니라 사실상 정부 방역지침도 무시한 것. 정부의 엄격한 관리를 받아야 하는 법정 공기업인 한전이 법인카드를 방만하게 사용한 것도 모자라 정부 방역지침을 깡그리 무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20년 11월 말에는 서울본부 전력사업처 배전운영부가 체육문화 행사비로 서울 중구 다동에 있는 한 고급 스시 맡김차림(오마카세) 일식당에서 70만5천455원을 법인카드로 비용 처리했다.

같은 해 11월 초 서울본부의 마포용산지사 고객지원부는 고객지원실 체육문화행사로 롯데호텔에서 112만4천536원을, 다음날 기획관리실 재무자재부는 신세계조선호텔에서 177만496원을 식비로 법인카드를 썼다.

지난 2년간 한전 서울·부산·울산본부가 체육문화행사 명목으로 5성급 호텔에서 법인카드로 식비를 결제한 것은 한두 건이 아니었다.

한전은 현재 출장용·하이패스카드를 제외하고 총 2636개의 법인카드를 사용 중이다.

물품 구입을 제외하고 법인카드로 건당 50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사용처, 용도, 인적사항 등 사실관계를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또 과도한 섭외성 경비를 줄이기 위해 동일 장소에서 분할결제(쪼개기)를 해서도 안 된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14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해 영업적자(5조9000억원)를 이미 2배 넘게 웃돌았다.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한전은 올해 전기요금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한전은 올해 전기요금을 4월과 7월에 잇달아 인상한 데 이어 이달부터 1kWh(킬로와트시)당 2.5원∼11.7원 또 올렸다.

전기요금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 목표 달성과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해 추가 인상 압력도 강하게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한 전기요금의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이처럼 방만하게 운영된다면 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영 악화 속에서 지난 5년간 한전과 자회사에서 신규 채용한 인력과 인건비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중위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각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한전과 자회사가 2017∼2021년 신규 채용한 인력은 1만9010명으로 집계됐다.

한전의 경우 2012∼2016년 4672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2017∼2021년에는 두 배에 가까운 7719명의 신입 직원을 뽑았다.

한전과 자회사 인건비는 2017년 3조2038억원에서 지난해 4조1647억원으로 약 30%(9609억원) 증가했다.

경영 악화 속에서 무분별한 신규 채용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구 의원은 “방만한 확대에 따른 체질을 개선하려면 오랜 시간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무분별한 신규 채용이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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