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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책 체감지도 ②] 40만원에 1096명 몰렸다…부산 청년 ‘정착의 첫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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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책 체감지도 ②] 40만원에 1096명 몰렸다…부산 청년 ‘정착의 첫 비용’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29 14:00

310명 모집에 1096명 신청…지난해 600명보다 82.7% 늘어
“무직이라 못 받고·거래금액 넘어서 탈락”…청년들이 말한 정책 문턱
부산시 “구직청년 부담 공감…재정여건상 근로청년 우선”
이사비 뒤 주거·일자리·근속까지 이어져야 장기 정착
[제작협찬: 한국언론진흥재단]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협찬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정책은 해마다 확대되고 있지만 청년이 실제 체감하는 정책 접근성에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더파워는 ‘청년정책 체감지도’ 기획을 통해 전남·부산·대구·전북의 취업·주거·창업·지역정착 정책을 살펴보고, 청년의 주소와 나이·소득·취업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지원조건과 정보 전달의 사각지대를 6회에 걸쳐 짚는다.

최대 40만원. 부산에서 집을 옮긴 청년에게 지급하는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 지원 한도다. 큰돈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올해 310명을 모집하는 이 사업에 1096명이 신청했다. 모집 규모의 약 3.5배다. 지난해 신청자 600명과 비교하면 1년 사이 496명, 82.7% 늘었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29일 부산시와 더파워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부산청년 중개보수 및 이사비 지원사업’은 310명 모집에 총 1096명이 신청했다. 예산 잔여액에 따라 추가 선정도 가능하다. 부산시가 더파워에 제공한 지난해 사업 현황을 보면 600명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434명이 지원을 받았다.

40만원에 천 명 넘는 청년이 몰린 배경에는 집을 옮길 때 한꺼번에 발생하는 초기 비용이 있다. 보증금과 월세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공인중개사에게 지급하는 중개보수와 이삿짐 운반·포장비까지 더하면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부산시는 이런 주거 이동의 ‘첫 비용’을 정책 대상으로 삼았다.

이광수 부산시 청년정책과장은 “이사가 잦은 사회초년생이 주거지를 옮기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비용부터 지원하는 방향으로 주거정책을 확대했다”며 “부산에서 안정적으로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대상은 2025년 8월 1일부터 2026년 7월 31일까지 부산으로 전입하거나 부산 안에서 이사한 18~39세 청년이다. 부동산 중개보수와 실제 이사비를 합쳐 생애 한 차례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한다. 그러나 부산으로 이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아니다.

부산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임차주택에도 전입신고가 돼 있어야 한다. 부모와 따로 사는 청년 세대주여야 하고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라는 소득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주택에도 기준이 있다. 부산 소재 전·월세 주택 가운데 임대차 거래금액이 1억5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거래금액은 임차보증금에 월세의 100배를 더해 계산한다. 여기에 ‘근로 중’이라는 조건이 추가된다.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도 포함되지만 현재 미취업 상태라면 지원대상에서 벗어난다.

부산에서 자취한 지 약 1년 된 대학생 이 모 씨(20)는 본인이 확인한 소득과 주택 거래금액 기준은 충족했지만 ‘근로 여부’에서 막혔다.

이씨는 “부산에 내려와 자취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고 중위소득이나 주택 거래금액 조건도 다 맞길래 당연히 지원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며 “그런데 지금 한창 아르바이트를 찾으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무직 상태라는 게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주거비 도움이 제일 절실한 건 직장이 없어 당장 월세를 내기 팍팍한 미취업 청년들 아니냐”며 “‘일하는 청년’만 지원한다니 문턱이 생각보다 높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부산시는 올해 일부 문턱을 낮췄다. 지난해 ‘청년 1인가구’로 한정했던 대상을 ‘청년 세대주 가구’로 확대하고 신청자가 직접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8종에서 3종으로 줄였다.

그래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지원에서 벗어난다. 부산시가 제공한 지난해 사업 현황을 보면 전입 기간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된 청년이 24명이었다. 근로요건 미충족 15명, 소득기준 초과 13명, 주택기준 초과 12명으로 나타났다. 서류를 제출하지 못해 미선정된 경우도 33명이었다.

부산광역시 제공
부산광역시 제공

지원 신청을 하지 않은 것과 지원받고 싶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된 것은 다르다.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최 모 씨(29)는 지원사업을 알아보던 과정에서 임대차 거래금액 기준에 걸렸다. 최씨는 “부산에서 직장을 구하고 이사 오자마자 지원 신청을 하려고 알아보니 보증금에 월세 100배를 더한 거래금액이 기준인 1억5000만원을 아주 살짝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시내 원룸이나 투룸 월세 시세가 워낙 올라서 그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단 몇만원 차이로 대상에서 딱 잘려버리니 많이 허탈했다”고 했다. 이어 “서류가 간소화된 건 좋은 변화지만 정작 금액 기준이 현실을 다 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같은 40만원 지원을 두고 이씨는 근로 여부에서, 최씨는 주택 거래금액에서 멈췄다. 정책의 기준은 명확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그 경계 바로 바깥에 있는 청년들도 생긴다. 특히 눈에 띄는 기준은 ‘근로 여부’다.

반면 부산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먼저 집을 구한 청년은 현재 미취업 상태라면 같은 중개보수와 이사비를 부담하고도 사업 대상이 되지 않는다.

부산시도 이 지점을 알고 있다. 이 과장은 “구직 청년의 이주 비용 부담에도 공감한다”면서도 “한정된 재원과 시 재정여건을 고려해 일하는 청년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 준비나 구직을 위해 이동하는 청년에게도 주거비와 이사비는 현실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사업 추진 성과와 청년층의 정책 수요를 반영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행정 입장에서는 한정된 예산을 누구에게 우선 배분할 것인지의 문제다. 청년 입장에서 보면 경계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취업이 결정된 뒤 부산으로 온 청년도 집을 구해야 하지만 취업 기회를 얻기 위해 먼저 부산으로 이동한 청년도 똑같이 이사비와 중개보수를 부담한다. 지역정착의 시작을 ‘취업 이후’로 볼 것인지, 취업을 위해 지역으로 이동한 순간부터 볼 것인지에 따라 지원대상이 달라지는 셈이다.

이 과장은 “중개보수 및 이사비 지원사업은 그 자체로 청년의 지역정착을 완성하는 사업이라기보다 부산에서 생활을 시작하는 첫 단계의 부담을 낮춰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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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옮기고 나면 더 큰 비용이 이어진다.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고 매달 월세를 내야 한다. 취업했다면 안정적으로 일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저축과 자산형성 문제도 생긴다.

부산시는 청년 임차보증금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머물자리론’, 청년월세 지원, ‘부산청년 기쁨두배통장’ 등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향후에는 일경험과 취업·장기근속을 잇는 ‘부산형 청년 성장사다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민간 현장에서 최대 1년간 일경험을 제공하는 ‘첫경력 보장제’와 3년 차·5년 차 근속 청년에게 각각 240만원을 지급하는 근속장려 지원 등이 포함된다.

주거 분야에서는 기존 국가사업의 소득·연령 기준에서 벗어나는 청년을 보완하는 ‘청년월세플러스’와 타지역 청년에게 부산 정착 준비기간의 숙소를 제공하는 ‘워밍업하우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부산시가 밝힌 향후 정책 방향이다.

청년에게는 부산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지만 행정에서는 이사비, 보증금, 월세, 취업, 근속, 자산형성이라는 서로 다른 사업으로 나뉜다. 사업마다 조건도 다르다. 부산시는 이를 하나의 사업으로 일괄 패키지화하기보다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정책을 찾도록 연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과장은 “각 사업마다 지원 대상과 소득·거주 등의 자격요건이 달라 모든 사업을 하나로 묶기는 어렵다”며 “청년의 상황에 맞춰 필요한 정책을 적극 알리고 정책 간 연계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청년플랫폼 ‘청년G대’에서는 부산시 청년지원사업 6개 분야 23개 사업의 신청·접수를 지원하고, 16개 구·군과 유관기관의 청년지원사업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전북 익산은 2025년 1월 1일 이후 익산으로 이사한 뒤 전입신고를 마친 18~39세 1인가구 청년에게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를 지원한다.

소득기준은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로 부산보다 높다. 이사비는 차량대여비와 운반·포장비 등에 최대 30만원, 부동산 중개보수는 최대 20만원까지 실제 지출액을 지원한다. 모두 합하면 생애 한 차례 최대 50만원이다. 익산시가 공개한 올해 정책 안내상 사업기간은 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세부 접수상태는 해당 공고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부산은 최대 40만원, 익산은 최대 50만원이다. 하지만 10만원 차이만 놓고 어느 지역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부산에서는 현재 일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조건이고, 익산에서는 1인가구 여부가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다. 소득기준도 부산은 중위소득 120% 이하, 익산은 150% 이하다. 주소가 달라지면 지원액뿐 아니라 자신이 확인해야 할 조건도 달라진다.

부산·익산 청년 이사비 지원조건 비교/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
부산·익산 청년 이사비 지원조건 비교/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

한편 2026년 중앙·지방정부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보면 부산은 올해 104개 청년사업에 4622억원을 투입한다. 중앙정부 공통사업 37개와 부산 자체사업 67개가 포함됐다.

104개의 정책이 있다는 것은 청년의 선택지가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 사람이 104개 사업의 조건을 모두 알아야 한다면 정책 숫자의 증가는 곧 정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산시 역시 청년정책의 성과를 단순한 전입자 수로만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약 3500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부산 청년 패널조사’를 매년 실시해 취·창업과 경제활동, 주거, 문화 등 9개 영역의 생활실태와 인식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정책 참여와 만족도뿐 아니라 거주지역과 취업 상태 변화도 추적해 청년이 지역에 남거나 이동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정책에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부산 청년 중개보수·이사비 지원사업에는 310명 모집에 1096명이 신청했다. 숫자만으로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사회초년생에게 집을 옮기는 첫 비용부터 적지 않은 정책 수요가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두 청년은 같은 사업의 서로 다른 경계에 서 있었다. 한 명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한 명은 집값 기준을 조금 넘었다는 이유로 40만원 지원 대상에서 벗어났다. 정책의 기준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기준과 실제 청년의 생활 사이에 어느 정도의 간극이 생기는지를 살피는 일도 정책의 몫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지원 이후다. 40만원의 도움을 받은 청년이 감당할 수 있는 집에서 생활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다음 정책까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지가 지역정착 정책의 성과를 가를 수 있다.

청년을 부산으로 불러오는 것과 부산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1096명의 신청자는 적어도 그 첫 관문인 ‘이사하는 비용’부터 청년들에게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더파워는 부산 청년의 이동과 정착을 둘러싼 정책 설계와 사각지대에 대해 이광수 부산시 청년정책과장에게 물었다.

Q. 부산시가 중개보수·이사비 지원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A. 부산시는 청년의 주거안정을 위해 머물자리론과 청년월세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사가 잦은 사회초년생이 주거지를 옮기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때 발생하는 초기 비용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다. 취업이나 직장 이동을 이유로 부산에 전입하거나 부산 안에서 주거지를 옮기는 청년에게 최대 40만원을 지원해 필요한 이사 비용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다.

Q. 왜 ‘일하는 청년’만 지원하나. 부산에서 취업하기 위해 먼저 이사한 구직청년도 있지 않나.

A. 청년의 경제활동과 주거안정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취업이나 직장 이동을 하면 주거 이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중개보수와 이사비가 발생한다.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근로를 통해 지역에서 생활 기반을 만들어가는 청년의 부담을 우선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상과 규모를 정했다. 구직을 위해 이동한 청년에게도 주거비와 이사비가 현실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사업성과와 정책 수요를 반영해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Q. 최대 40만원의 일회성 지원으로 장기적인 정착을 이끌기는 어렵지 않나.

A. 이 사업 하나로 청년의 지역정착을 완성하려는 것은 아니다. 부산에서 생활을 시작할 때 발생하는 첫 부담을 낮추는 데 의미가 있다. 청년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주거뿐 아니라 일자리와 지속적인 근로·소득, 자산형성 등 여러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임차보증금 대출이자와 월세 지원, 지역기업 취업·근속 지원, 기쁨두배통장 등과 함께 청년의 생활과 경제적 기반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Q. 여러 정책을 정착 과정에 맞춰 하나로 묶을 계획은 없나.

A. 부산청년플랫폼에서 일자리와 주거, 생활안정 등 분야별 정책을 안내하고 있다. 다만 사업마다 지원대상과 소득, 거주 등 자격요건이 달라 모든 정책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기보다는 청년이 필요한 시점에 관련 정책을 확인할 수 있도록 연계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Q. 청년 정착정책의 성과는 무엇으로 판단하나.

A. 단순히 전입자 수만 보는 것은 아니다. 청년이 부산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이 실제로 나아지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2022년부터 약 3500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패널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취·창업과 경제활동, 주거, 문화 등 9개 영역의 실태와 인식 변화, 정책 참여와 만족도를 조사하고 있다. 거주지역과 취업상태의 변화도 함께 살펴 청년의 이동과 정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AI 활용 고지] 본 기사는 이미지 제작에 생성형 AI를 일부 활용했으며, 기사 내용의 정확성과 책임은 본사에 있습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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