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상이다. 또 한 명의 ‘연기돌’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걸그룹 시크릿 멤버 전효성. 톡톡 튀는 발랄함으로 무대 위에서 시선을 잡아끄는 전효성은 ‘가수’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가둬두기엔 아까운 끼와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가 드라마를 통해, 숨겨왔던 매력을 오롯이 폭발시켰다. 아이돌은 잠시 내려두고 배우로서 임했다. 그리고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효성은 지난 9일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귀신 보는 형사-처용’(이하 처용)의 첫 방송 직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우려와는 달리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극찬이 이어졌다.
“‘처용’이 첫 방송될 때 시크릿의 현지 프로모션을 위해 일본에 체류 중이었어요. 사실 이런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결과를 생각하기 보다는 연기에 몰입하며 촬영했던 게 재미난 추억으로 남았어요. 지금은 그저 정말 신기하고 감사하죠.”
‘처용’은 귀신 보는 형사 윤처용(오지호)이 도시괴담 뒤에 숨겨진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수사극. 전효성은 여고생 한나영 역을 맡았다. 한나영은 귀신이지만 서울지방경찰청 강력팀 업무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오지랖 넓은 캐릭터로 상큼 발랄한 매력을 발산한다.
“한나영 캐릭터는 실제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감사하게도 그런 캐릭터로 첫 연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연기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죠.”
▲전효성
가수 연습생 때 연기 레슨을 받은 게 전부인 전효성은 연기 욕심은 없었다. 소속사 관계자가 ‘처용’ 대본을 읽고 ‘한나영 역에는 전효성이 딱이다’는 생각에 전효성을 유혹(?)했고, 대본을 받아 본 전효성도 ‘이 역할은 나다’라는 느낌이 들어 하루 만에 오디션에 응했다.
“감독님과 오디션을 보러갈 때 한나영 캐릭터를 분석한 걸 편지로 써서 가져갔는데, 감독님이 ‘오랜 만에 받아보는 편지’라며 좋아하셨어요. 합격에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아요.”(웃음)
전효성은 첫 드라마 출연에서 배우들이 몇 편씩 출연해야 찍을 수 있는 장면을 ‘처용’ 한 편을 통해 경험을 했다. 경찰서를 떠도는 영혼이다 보니 항상 경찰서 높은 곳에 올라 촬영을 했고, 와이어 장면을 찍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을 찍었다.
“와이어 장면을 찍을 때는 정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어요. 높은 곳에서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해야 해서 허벅지에 힘을 꽉 주고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했죠. 사실 가장 어려웠던 건 혼잣말 하는 거였어요. 한나영이 영혼이니까 상대방 없이 대사를 하잖아요. 혼자 호흡을 맞추며 대사를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수사극이다 보니 경찰서, 공장, 아파트 등 촬영 장소가 극히 제한되어 있고, 여고생이다 보니 교복만 입고 나와 한편으로는 아쉬웠어요.”
첫 연기 도전이기에 긴장도 됐고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오지호와 오지은은 전효성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교복을 입고 등장하는 전효성은 오지호와 티격태격 다투며 웃음을 선사한다.
“지호 오빠와 지은 언니가 용기를 북돋아 주셨어요. 제가 NG를 좀 많이 냈는데 ‘괜찮다. 다 겪고 나면 괜찮아진다’며 챙겨주셨죠. 지호 오빠 등에 업혀 술주정하는 장면에서 NG가 많이 나 지호 오빠한테 미안했는데, 지호 오빠가 ‘여러 번 업어보니까 대충 몸무게를 알겠다’고 하시면서 분위기를 풀어 주셨어요. 지은 언니는 ‘애교는 어떻게 떠는 거냐’며 필살기를 물으시더라고요. 제 애교의 필살기는 선분홍색의 잇몸이에요. 두 분과 연기호흡이 너무 좋아 재밌는 촬영이었어요.”(웃음)
▲전효성
‘처용’은 100% 사전제작 드라마. 우리나라에서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가 드물다. 여기에 최근 수준 높은 미드 수사극이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의 수준도 높아졌다.
“매회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꾸며져요. 스토리도 재밌고 화면 구성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한나영과 하선우의 스토리를 유추하면서 보시면 더 재밌을 거예요.”
카라 멤버였던 니콜과 강지영, 원더걸스 멤버였던 소희가 소속사를 옮기면서 연기자로 변신을 선언했다. 아이돌의 연기 도전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대중들이 연기돌을 보는 잣대는 더 엄격해졌다.
“아이돌의 연기 도전은 늘 이슈가 되는 것 같아요. 반갑지 않은 시선도 당연히 있죠. ‘나는 배우다’라는 마음을 갖고 연기했어요. 연기돌이라는 것에 너무 얽매이면 더 연기가 힘들어지고 부담스러울 것 같았거든요.”
전효성은 첫 연기도전을 무리 없이 해냈다. 대중이나 주변인의 시선보다 스스로가 자신의 연기에 더 엄격했다.
“저는 제 연기가 많이 아쉬웠어요.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최선을 다했으니까 후회는 없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죠. 사전제작드라마라 이것저것 생각 안하고 캐릭터에만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인 것 같아요.”
▲전효성
연기 도전 후 드라마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이미지를 봤다면 지금은 배우들의 표정, 제스처 등 캐릭터 표현에 눈길이 간다. 상큼 발랄한 미소와 여리여리한 모습 뒤 전효성은 훨씬 더 강단 있다. 연기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고 있는 그녀는 하고 싶은 역할도, 욕심나는 역할도 많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졌어요. 가수로서의 희열과는 또 다른 연기자로서의 희열을 다시 느끼고 싶어요. 요즘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푹 빠졌어요. 전지현 언니가 연기하는 천송이 캐릭터를 보면서 희열을 느껴요. 정말 팬이 됐어요.”
2014년 시크릿 멤버들은 그룹 활동은 물론 드라마, 예능, 솔로가수를 모두 병행한다. 데뷔 후 줄곧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온 시크릿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2014년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싶어요. (한)선화는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촬영에 매진하고 있고, (송)지은이와 (정)하나는 보컬 연습에 한창이에요. 올 한해는 쉬는 일 없이 꾸준히 팬들을 찾을 거예요. 예능도 더 활발히 해야죠. 그동안 시크릿을 알렸다면 이제는 멤버들 각각의 면모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시크릿이 보여줄 수 있는 색깔도 있고, 솔로로 활동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게요. 정말 기대해주셔도 좋아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