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들의 감소한 수치이다. 1960년대 2만 3천 명이었던 제주 해녀들은 지난해 4천 명으로 급감했다. 줄어든 해녀들의 숫자만큼 제주에서 자연스레 해녀를 접하는 기회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주 해녀에 대한 매력은 증가했다. 제주도에 ‘해녀’를 키워드로 한 음식점 간판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라도에 가면 TV 프로그램 ‘백년손님’에 출연한 ‘철가방을 든 해녀’ 중화요리 집은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우리는 간판에 ‘해녀’가 적힌 상점에 가면 해녀를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상업지역이 아니면 해녀를 자연스레 마주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 해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제주 관광지, 자료= 더파워)
하지만 제주 곳곳에는 해녀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다수 있다. 최근 해녀문화의 소중함과 독특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해녀를 적극 활용해 만든 문화콘텐츠가 풍성해졌다. 웹툰 ‘제주구슬할망’을 보고 아래 소개된 관광지를 찾아간다면, 깊이 있으면서 색다른 제주여행이 될 것이다.
#1. 해녀들의 옛 쉼터 ‘불턱’이 있는 ‘숨비소리 길’
웹툰에는 해녀들이 바닷가 근처 돌을 쌓아 만든 네모난 공간에 앉아있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곳은 해녀들이 물질을 위해 옷을 갈아입는 노천 탈의장이었고, 물질 후 언 몸을 녹이며 쉬는 쉼터였다. 휴식을 취하며 해녀들끼리 다정다감하게 얘기도 나눴던 공동체 공간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불턱은 물질이 이뤄지는 바다 곳곳에 있다. 지금은 현대식 탈의장이 설치되면서 해녀들이 사용하진 않지만, 불턱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있다.
(사진= ‘제주구슬할망’웹툰 속 불턱 모습(좌)과 실제 불턱 모습(우), 자료= 제주관광공사 공식 네이버 블로그)
불턱을 보고 싶다면 하도리에 위치한 ‘숨비소리 길’을 추천한다. 불턱뿐만 아니라 곳곳에 해녀들의 숨이 녹아난 길이다. 하도리 해녀들이 물질을 위해 오가던 길이기 때문이다. 제주 해녀 박물관을 중심으로 짜인 ‘숨비소리 길’ 코스는 총 4.4km로 구성됐으며, 성인 걸음 기준으로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제주해녀박물관에서 아름다운 바닷가가 보이는 해안가를 따라 가다 보면 서동불턱이 보인다. 이 외에도 해녀와 마을 주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삼싱당도 있다. ‘숨비소리 길’을 걷다 보면 저 멀리 바다에서 피어나는 해녀들의 숨소리가 들릴 것이다.
(사진= 숨비소리 관광코스, 자료= Visit jeju 공식 홈페이지)
#2. 제주 해녀의 삶을 ‘한눈에’, 제주해녀박물관
제주 해녀에 대해 깊이 알고 싶다면 해녀 박물관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성산일출봉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해녀박물관에는 해녀에 관한 모든 것이 전시돼있다. ‘제주구슬할망’ 웹툰에 나온 물질 사용도구인 망사리·태왁·비창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있다.
제1·2 전시실에는 해녀의 생애·일터·생활 모습 등 해녀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제3 전시실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들려주는 그들의 삶을 영상물로 시청할 수 있다. 이 밖에 전망대와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시설도 마련돼있다.
(사진= 제주 해녀 박물관, 자료= Visit jeju 공식 홈페이지)
#3. 해녀물질공연과 해산물 시식을 한번에,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에 가면 ‘해녀물질공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공연은 성산일출봉 절벽 아래 해안에서 매일 오후 1시 30분과 3시에 두 차례 시작된다. 공연에서 해녀들은 노동요 ‘이어도 사나’를 부르고, 바다로 입수한다. 해녀들의 물질하는 장면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공연 후에는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4. 해녀의 바다 속 모습을, 아쿠아플라넷 제주 ‘해녀물질공연’
바닷속 해녀의 물질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찾아가자. 수심 10m 대형 수조안에서 현직 해녀는 전복 따는 시연을 한다. 해녀가 아무런 장비도 없이 얼마나 깊은 물 속으로 내려가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공연에서 현직 해녀는 아쿠아리스트와 짝을 이뤄 물질 모습을 재연하고, 잠수 대결을 펼치기도 한다. 해녀물질 시연은 하루 4회 진행되며, 연중무휴이다.
(사진= 아쿠아플라넷 제주 ‘해녀물질공연’, 자료=아쿠아플라넷 제주 홈페이지)
#5. 일일 물질 체험은 ‘하도 어촌체험마을’에서
‘하도 어촌체험마을’에서는 일일 해녀(女)·해남(男)으로 변신해 해녀와 함께 물질할 수 있다. 현직 해녀처럼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 전복을 캐낼 순 없지만, 소라·성게·문어·해삼 등을 채취할 수 있다.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므로 어렵지 않다. 체험 시간은 1시간 내외이며, 체험을 원한다면 예약은 필수다.
하도마을은 해녀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하도마을은 제주도에서 해녀 수가 260여 명으로 가장 많기 때문에, 현직 해녀들의 생활 모습을 가까이서 마음껏 볼 수 있다. 또한, 해녀물질 체험 외에도 불턱 체험·낚시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사진= 하도 어촌체험마을에서 물질 체험 중인 관광객, 자료= 하도 어촌체험마을 홈페이지)
#6.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제주해녀 축제’
매년 가을에는 ‘제주해녀 축제’가 개최된다. 올해는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축제가 열린다. 제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처음 맞는 축제로, 이전 축제보다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해녀공연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타 지자체의 다양한 공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무대공간 옆에는 제주의 싱싱한 해산물과 지역 특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부스도 마련돼, 먹으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