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조내규 인턴기자] 2011년 나가수 열풍을 시작으로 가수들의 라이브 실력을 뽐내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다. 복면가왕, 히든싱어, 듀엣가요제 등이 대표적이다. 가요계의 중심은 아이돌이지만 훌륭한 보컬리스트를 찾는 사람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 아이돌 못지않는 '대장'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 명의 보컬리스트가 있다. 박효신과 하현우다. 공연계에서 그들의 주가는 최고다. 공연마다 객석은 열성적인 팬과 관객들로 가득 찬다. 대세 보컬리스트의 콘서트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지 알아보자.
◇ 박효신 : 변화하고 성장하는 대장 보컬리스트
데뷔 때와 현재의 목소리가 가장 다른 가수를 뽑는다면 박효신이다. 박효신은 활동 초기의 거칠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서서히 변화시켜왔다. 라이브 무대를 특별하게 만드는 박효신의 비결을 그의 목소리 변천사와 함께 분석해보자.
군 복무 전의 박효신 (사진=유희열의 스케치북 캡쳐)
활동 초창기의 박효신은 일명 ‘소몰이 창법’의 대표 가수였다. 소몰이 창법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불분명한 발음과 지나치게 우는 듯한 목소리 때문에 평론가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독특한 창법은 그만의 매력이었다.
과거 박효신은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강조한 창법을 구사했다. 무겁고 어두운 목소리를 내서 발라드 음악의 슬픈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노래의 여린 부분은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센 부분은 거칠고 어두운 목소리로 서정적이고 슬픈 가사말을 노래했다.
활동 초기의 흐느끼는 목소리는 연구개를 들고 후두를 다소 내린채 노래하는 창법의 결과물이다. 대부분의 모음 발성이 ‘우’와 ‘오’ 발음에 가깝게 나서 발음이 부정확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입과 성대 사이의 공간은 넓어지고 길어져서 공명주파수는 낮아진다.
사람의 목소리는 가장 낮은 음인 기본음과 높은음인 배음과 공명음으로 이뤄진다. 공명주파수가 낮아질수록 둔탁하고 어두운 소리로 느껴지며 울림은 크게 느껴진다. 낮고 거친 목소리를 강조하기 위한 박효신만의 방법이다.
가수 박효신 (사진=글로브 엔터테인먼트)
박효신이 군 복무 후 ‘야생화’를 발매한 2014년에 대중들은 본격적으로 그의 변화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예전의 소몰이 창법이 완전히 사라지고 미성에 가까운 목소리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중들 사이에서는 박효신만의 거친 음색은 사라졌지만, 발성은 완성형에 가까워졌다는 평이 많았다.
대중들의 관심은 인기로 이어졌다. '야생화'는 2014년 멜론 연간 차트 2위를 기록했다. ‘야생화’의 대성공과 함께 콘서트도 성황리에 흥행했다. 지난 2016년 10월, 박효신의 콘서트 티켓 5만 5천여 장이 예매 시작 12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콘서트를 특별하게 만드는 박효신의 비결은 거대한 스케일의 음악과 목소리다. 그의 콘서트 후기에는 ‘어떤 가수보다 광활한 울림의 콘서트’라는 말이 유독 많다. 그 비밀은 박효신의 변화한 목소리와 음악 스타일에 있다.
과거에는 슬픈 발라드 음악에 치중했다면 군 복무 이후에는 뮤지컬, 록 등의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게 됐다. 노래의 하이라이트에 폭발적이고 웅장한 악기 소리가 두드러지는 스타일로 변화한 것이다. 박효신의 목소리도 음악 스타일 변화에 따라 단단하고 풍부한 울림을 가진 소리로 바뀌었고 주로 소화하는 음역도 높아졌다.
박효신은 더 고음역에 적합하고 선명한 소리로 노래하게 됐다. 고음이 더 안정적이고 힘 있어진 것이다. 또한 박효신은 뮤지컬 공연 활동 이후 좀 더 정확한 발음으로 노래한다. 모음 발성은 '아', '어' 발음에 가깝게 변했다. 공명주파수가 낮은 '우'와 '오' 발음보다 '아'와 '어' 발음은 공명주파수가 높다. 이로 인해 더 단단하고 선명한 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야생화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사진=MV 캡쳐)
풍부한 울림의 비밀은 '고음역을 노래하는 바리톤'이라는 박효신의 독특한 특징에 있다. 박효신과 주로 비교되는 가수들인 일명 '김나박이' 중 박효신을 제외한 김범수, 나얼, 이수는 테너 가수다. 반면, 박효신은 바리톤 가수로 입술에서 성대까지의 공간인 성도가 테너 가수보다 길고 성대 길이도 길다.
바리톤 목소리의 풍부한 배음과 공명음 덕분에 같은 음역을 노래해도 목소리의 울림은 달라진다. 타고난 성도가 길면 목소리가 공명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져 깊이 있고 울림 있는 목소리가 만들어진다. 테너처럼 날카로운 소리는 아니지만, 공연장을 감싸는 듯한 풍부한 울림의 목소리다.
사이키델릭 록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 (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 국카스텐의 하현우 : 디스토션 일렉 사운드를 닮은 고음
국카스텐의 하현우는 방송 출연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2016년 복면가왕에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했고 역대 출연자 중 최고 기록인 9연승 우승을 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복면가왕에서의 대중적인 인기에 이어 국카스텐의 콘서트도 흥행했다. 지난 2016년 여름에 개최된 국카스텐의 전국 투어 콘서트가 6회 전회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콘서트에서 하현우의 목소리를 들은 관객은 전부 깜짝 놀란다. TV에서 느낄 수 없었던 날카로운 고음의 음색 때문이다. 마치 일렉기타의 디스토션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고음의 질감은 다른 가수에게서 들을 수 없다.
하현우는 일명 스크래치 혹은 샤우팅 창법을 가장 뛰어나게 사용하는 가수라는 평을 받는다. 그는 저음부터 고음까지의 폭넓은 음역에서 날카롭고 거친 음색으로 노래한다. 국카스텐의 강렬한 록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 (사진=복면가왕 캡쳐)
고음에서 긁는 듯한 목소리로 부르는 샤우팅 창법은 두 가지 소리가 혼합된 소리다. 다소 낮은 성대접촉률의 얇은 소리와 매우 높은 성대접촉률의 거친 파열음이다. 성대접촉률이 낮을수록 얇은 가성으로, 높을수록 진성에 가까워지며 일반적인 진성보다 성대접촉률이 높아지면 째지는 듯한 파열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하현우는 성대접촉률을 최대한 끌어올린 초고음의 목소리에 파열음을 섞어 날카롭고 강렬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여러 음색이 섞인 불규칙한 소리는 디지털 음원과 방송 매체에 온전히 담기지 않는다. 큰 음량의 날카로운 파열음이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면서 지워지거나 왜곡되기 때문이다. 목소리의 상당 부분이 잘려나간 방송 매체에서의 소리는 가수의 의도와 다르게 들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