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이민우 기자] 2018년 최고의 스포츠 축제 FIFA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됐다. 영광을 노리는 32개국 팀이 총 32일간 열전을 펼친다. 더파워는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맞춰 ‘월드컵 하프타임’을 연재한다. 러시아 월드컵 진행에 맞춰 전세계 축구 축제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소소한 뒷이야기를 선보인다.
‘월드컵 하프타임’이 준비한 첫 번째 이야기는 월드컵 신고식을 치르는 '파나마' 이야기다. 파나마는 자국 축구 역사에 위대한 첫 걸음을 써 내려가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경기를 마주하게 된다. 월드컵에서 신입생이라고 빨리 떨어지고 싶은 팀은 없다. 조별 예선 통과는 물론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게 인지상정. 파나마가 월드컵 여정을 지속하기 위한 첫 관문은 당연히 조별 예선 통과다.
(사진=더파워)
1986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방식이 시작된 후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월드컵에 첫 선을 보인 팀은 총 25팀이다. 이 중 감격스러운 첫 출전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팀은 총 10팀이다. 1986년 이후 매 월드컵 16강에서 첫 월드컵 출전팀이 적어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의미다. 2018년으로 돌아와 따져보면 파나마와 아이슬란드 중 하나는 충분히 16강 진출을 점쳐도 좋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진=피파 TV 유투브 채널)
◇ 기적적인 첫 월드컵, 떠오르는 북중미 다크호스 파나마
‘운하의 나라’ 파나마는 조용하게 떠오르는 북중미의 다크호스다. 파나마의 월드컵 진출은 놀라운 일이지만, 사실 파나마의 가능성은 4년 전에 이미 싹을 틔웠다. 브라질 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에서도 마지막까지 경쟁했기 때문이다. 당시 파나마는 마지막 1경기를 남겨두고 4위를 차지했다. 4위에 주어지는 월드컵 대륙 간 플레이오프 출전을 바라봤다. 안타깝게도 최종전에서 미국에 2-3으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파나마는 4년 전 아쉬움을 주춧돌로 삼았다. 이번 북중미 최종 예선에서 더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미국·멕시코 같은 강호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승점을 가져왔다. 지는 경기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거나 뒤집기도 했다. 파나마가 북중미 최종 예선에서 얻은 승점 13점 중 5점은 경기를 역전하거나 무승부로 만들어 얻은 승점이다. ‘좋은 팀’의 필수 요소인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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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박자가 어우러진 극적 진출, 마지막 경기에 펼쳐진 '파나마 극장'
북중미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는 파나마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준 경기다. 파나마는 직전 미국과 경기에서 4-0으로 대패해 월드컵 직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상대 코스타리카는 북중미 신흥 강호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파나마는 미국에 승점 2점이 차이나고, 온두라스와는 동률인 상황, 파나마는 반드시 코스타리카를 이기고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미국을 이겨주길 기도해야 했다.
파나마는 각오를 다지고 코스타리카전에 임했다. 전반 37분 코스타리카의 골이 먼저 나왔다. 1-0으로 끌려가는 상황, 선제골을 넣어도 어려운 상황에서 선제 실점을 허용한 파나마에 희망은 없어 보였다.
53분 파나마의 기적이 시작됐다.
파나마의 동점 골이 터진 것이다. 세트피스로 상황에서 문전 혼전이 발생했고 좌충우돌하는 과정에 득점이 선언됐다. 사실 공은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았지만, 파나마를 하늘이 도운 듯 심판은 그대로 파나마의 동점 골을 인정했다.
그리고 경기 막바지에 이른 87분, 파나마의 극적 역전 골이 터졌다. 전방으로 길게 넘어온 볼이 헤딩으로 연결되더니 침투하던 파나마 공격수 '로만 토레스'에 연결됐다. 로만 토레스는 코스타리카 수비수의 견제를 이겨내고 골망을 갈랐다. 파나마가 첫 월드컵 진출 9부 능선을 넘는 순간이었다.
파나마가 코스타리카에 승리를 거둔 그 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미국 경기에서는 다른 이변이 펼쳐졌다.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미국에 2-1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경기 결과로 파나마는 승점 13점·최종 3위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는 것이 확정됐다. 심판의 오심·파나마의 투혼·트리니다드 토바고가 일으킨 반란 3요소가 혼합돼 파나마의 첫 월드컵 꿈이 이뤄졌다.
◇ 파나마 G조 벨기에·튀니지·잉글랜드 강호와 한 조...전망 흐리나 투혼 기대
파나마는 G조에서 벨기에·튀니지·잉글랜드와 경기를 치른다. 벨기에와 잉글랜드는 유럽과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팀이다. 튀니지는 벨기에나 잉글랜드에 비하면 약체지만 아프리카에서 손꼽히는 강호다. 피파랭킹 21위·월드컵 본선 경험 4회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인 스펙에서 파나마를 압도한다.
파나마의 16강 진출은 가능성은 작지만 투혼을 앞세운 선전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최근 파나마 축구의 수준은 크게 성장했다. MLS 같은 북미 상위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늘어났다. 월드컵 전 진행한 스위스와 평가전에서 6-0 대패를 당했으나, 나머지 웨일스·덴마크·노르웨이에 무승부나 1실점 패배만 기록했다.
매 월드컵에는 파나마처럼 최약체로 여겨진 뉴질랜드·코스타리카가 보여준 예상외 선전이 있었다. 이런 팀들은 한 발짝 더 뛰는 투혼과 전력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활용했다. 코스타리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해 네덜란드와 명승부를 펼쳤다. 뉴질랜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3무를 기록하며 강호 이탈리아의 탈락에 일조했다.
벨기에와 잉글랜드가 같은 조에 속한 것도 장점이다. 벨기에와 잉글랜드는 서로가 상당히 부담스런 상대다. 이 때문에 파나마와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적극 활용하거나 다득점을 노리고 매우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파나마가 이런 점을 공략한다면, 러시아 월드컵 초반부터 발생한 이변의 연속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파나마의 월드컵 데뷔전은 내일 한국시각 19일 자정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파나마 극장'이 월드컵 첫 상대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도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