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민진 기자] 자신을 데이트 폭력 가해자로 신고했다는 이유로 연인을 살해해 재판에 넘겨진 김 모(33) 씨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죄를 저지른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5월 26일 오전 7시 17분께 금천구 시흥동 한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A(47) 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를 받는다.
김 씨는 A 씨의 폭력 신고로 범행 1시간여 전인 오전 6시 11분까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A 씨 집에서 흉기를 챙겨 인근 건물 지하주차장에 있던 A 씨 차량 뒤에 숨어 기다리다가 피해자 조사를 마치고 나온 A 씨를 살해했다.
전문가들은 교제 폭력(데이트 폭력)의 경우 가해자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 폭력 혐의로 총 1만 2841명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폭행·상해가 9068명(70.6%)으로 가장 많았고 감금·협박도 9%(1154명)나 됐다.
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은 서로 잘 아는 사이에서 벌어지는 만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면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데이트 살인 사건의 경우 사건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폭력 행위가 자행됐을 개연성이 매우 높지만 이런 극단적 사건들이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사건 초기에 강력 범죄의 싹을 자르는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지난 2021년 11월 부산 서구에서 20대 남성이 연인을 승용차에 감금한 채 11㎞를 운행하며 각종 협박을 일삼은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은 결국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이 내린 판결은 징역형 집행유예에 그쳤다. 당시 법원은 "피고인이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는 20대 초반의 초범으로 반성하는 점, 피고인의 부모가 선도를 다짐한 점, 피해자의 아버지를 통해 사과한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데이트 폭력은 물리적 행위뿐만 아니라 연인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비물리적 행위까지 포함하며 신체적, 정서적, 성적, 경제적 폭력 등 그 유형도 매우 다양하다. 만약 데이트 폭력의 유형이 단순 폭행인 경우라면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과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게 된다.
단순한 폭행을 넘어 신체를 상해했다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협박의 경우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폭행이나 협박을 동반한 성폭력이 인정된다면 3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된다.
무엇보다 데이트 폭력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인 간에 가스라이팅으로 이어져 반복되기가 쉽고, 중대 범죄로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물리적, 강압적인 행동이 감지되었다면 사건 초기부터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처해야 데이트 폭력이라는 악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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