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지숙 기자] 법원이 지난달 임차권설정 등기 명령한 부동산이 5,922건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해 동기간 대비 552% 늘어난 수치다. 또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무려 2만7,538건의 임차권등기명령이 진행되며 이미 지난 해 한 해 동안 진행된 임차권등기명령의 2배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임차권등기명령의 증가는 여전히 역전세난이 심각한 수준임을 방증한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마련된 제도로, 전세 기간이 만료된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 받지 못하는 경우에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세입자가 부동산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동안 세입자에게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
그런데 이러한 세입자의 권리는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에서만 인정되기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갈 경우, 세입자는 더 이상 전세보증금 반환에 대해 유리한 입지를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를 활용하면 세입자가 부동산 점유 상태를 유지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되며 추후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해 다툼을 벌일 때, 더욱 유리하다.
전세보증금을 제 때 반환 받지 못한 세입자는 해당 부동산 소재지 관할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전월세 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보증금을 반환 받지 못했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법원이 임차권등기 명령을 내리게 되고 곧장 임차권등기가 완료된다. 기존에는 법원이 임차권등기명령을 결정하더라도 집주인에게 이러한 사실이 송달되지 않으면 등기가 완료되지 않아 세입자들이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난 달 19일부터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법원의 결정만으로 즉시 등기가 완료되도록 제도가 개선되었다.
한편, 정부는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세입자와 법적 분쟁을 겪는 집주인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하여 집주인 대출 규제 완화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세금 반환 용도로 집주인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 한다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배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60%가 적용되어 1년간 대출 규제가 완화된다.
부동산전문변호사인 로엘법무법인 정태근 대표변호사는 “전세보증금이 부동산 매매가를 넘어서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며 역전세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기관도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해 세입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세입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변호사는 “처음 부동산 임대 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세입자 보호조치에 관한 특약이 기재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부터 안전하게 전세보증금을 반환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 대비해야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조속한 해결이 가능하다. 철저히 준비하여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