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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부동산 전세사기, 해마다 급증… 피해 구제 방법은

이지숙 기자

기사입력 : 2023-12-29 14:32

신탁부동산 전세사기, 해마다 급증… 피해 구제 방법은
[더파워 이지숙 기자] 신탁부동산을 이용한 전세사기가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 최근 5년간 법률구조공단에 접수된 관련 상담 건수가 무려 7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탁부동산 전세사기는 통상 주택의 원 소유주가 공인중개사와 입을 맞추고 신탁 주택임을 숨긴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평소 신탁부동산을 접할 일이 없는 사회초년생 등은 ‘보증금이 더 저렴하다’는 식의 거짓말에 속아 보증금을 반환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신탁부동산이란 크게 원 소유주가 관리를 위해 부동산을 신탁 회사에 맡긴 경우와 신탁 후 수익권증서를 받아 이를 담보로 대출을 진행하기 위해 소유권을 신탁사에 넘긴 경우로 구분한다. 후자의 경우를 통상 부동산 담보신탁이라고 하는데, 단순 근저당 설정에 비해 더 많은 액수의 대출금을 확보할 수 있어 과거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었을 때 이러한 규제를 우회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되곤 했다. 최근 신탁부동산 전세사기가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우회 대출을 받은 이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신탁부동산 자체는 여러 사정으로 활용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탁부동산을 둘러싼 권리 관계가 복잡한 데다 일반적으로 신탁부동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전세사기에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현재 신탁부동산을 이용해 한 번에 수십 명을 상대로 전세사기를 저지른 일당이 속속 검거되는 상황이다.

원래 신탁부동산의 법적 소유권은 신탁사가 갖게 되고 신탁사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면 원 소유주는 임대차 계약을 진행할 권리를 갖지 못한다. 이처럼 권리 없는 원 소유주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 임차인은 그저 불법으로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에 불과하며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전입신고, 확정일자 등을 받은 경우와 달리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게 된다.

로엘법무법인의 정태근 부동산전문변호사는 “신탁 제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신탁부동산을 둘러싼 권리 관계를 확인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신탁부동산과의 계약을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꼭 신탁부동산이 아니라 하더라도 건물의 실제 소유권자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사람이 다른 경우, 임대차 계약을 피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해당 부동산이 신탁부동산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등기부등본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공인중개사가 신탁부동산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등기부등본상 ‘갑구’ 소유자란, 즉 부동산 소유권이 표기되는 란에 ‘신탁’이라는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또한 등기소에서 ‘신탁 원부’를 확인하면 등기부등본에 나오지 않는 임대차 계약 금지 여부와 선순위 채권 등 부동산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정태근 부동산전문변호사는 “신탁부동산의 경우, 이미 우선 수익권자가 지정되 있는 경우가 많아 사기 피해를 입은 임차인들이 대응하더라도 보증금을 반환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따라서 피해자 구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신탁부동산 임대차계약을 고민 중이라면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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