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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부부 관계에서 준강간죄가 성립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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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부부 관계에서 준강간죄가 성립 가능할까?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4-07-18 09:09

사진=김진욱변호사
사진=김진욱변호사
(더파워뉴스=최성민 기자) 최근 잠자고 있는 전 연인을 준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 10부는 지난 11일 준강간치상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의 선고기일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이 사건은 검찰의 최초 판단과 법원의 판단이 다르고, 검사의 공소제기에 이른 경과도 매우 극적이다. 이 사건의 수사 검사는 연인관계에서 상대방이 자고 있을 때 성관계를 시도했다고 하여서 곧바로 준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A 씨에게 불기소 처분을 했다.

이후 피해자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고, 서울고등법원은 재정신청을 인용해 기소에 이르렀다. 재정신청이란 고소인이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그 당부당을 판단 받을 수 있는 절차다. 그러나 재정신청제도 인용률은 2022년 기준으로 0.63%에 불과하여 사실상 사문화된 절차나 다름없다. 피해자는 1%도 되지 않는 공소제기 확률을 뚫고 A 씨를 법정에 세운 것이다.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경우 성립한다(형법 제299조). 술에 취해 잠들어 있거나, 약물의 영향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틈을 타 성관계를 하는 경우 성립한다. 가수 정준영이 처벌받은 죄명도 바로 이 ‘준강간죄’다.

경찰대 및 경찰 간부 출신으로 10년간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로 활동한 법무법인 율명의 김진욱 대표변호사는 이 사건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고 강조한다.

김진욱 변호사는 “연인이나 부부관계의 경우 평소 성관계를 하는 관계이므로 잠에 빠진 사이에 성관계의 시도가 있었다고 하여도, 잠에서 깨어나 성관계에 응할 것이 예상되므로 준강간죄가 성립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성범죄는 기본적으로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해야 성립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당사자의 관계로 성적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고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도 수사 검사는 동거하게 된 경위(피해자와 A는 헤어진 연인 관계고, 피해자는 A가 신체접촉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동거했다), 성관계 과정에서 A의 행태(불법촬영을 한 점)를 고려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사건을 바라본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A와 피해자가 연인 관계이었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할 때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성범죄 전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법무법인 율명 김진욱 변호사는 “당사자의 관계에 비추어 일견 준강간이 성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사건이라도 가볍게 볼 것은 아니다. 이 사건처럼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는 신빙성을 판단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준강간죄 혐의를 받고 있거나, 피해를 보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면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시각에서 사건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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