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뉴스=최성민 기자) 2023년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부산시에서 통매음과 같은 부산디지털성범죄 신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온라인 게임이나 채팅에서 성적인 발언을 했다가 고소 또는 고발을 받은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통매음 처벌 사건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통매음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줄임말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에 규정되어 있다. 디지털성범죄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관련 법률에 따르면 자기나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키려는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이용하여 성적인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면 성립한다.
성립 요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다른 성범죄 사건에 비해 성립이 비교적 쉬운 편이다. 성추행이나 강간처럼 물리적인 접촉이나 유형력의 행사를 요구하지 않고, 비대면인 상태에서 성적 의도를 가지고 영상 1개만 보내도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매체의 특성상 관련 내용과 기록이 모두 남기 때문에 증거 확보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신고와 처벌 과정도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형사법 전문 변호사이자 법무법인 가나다의 업무 협력 변호사인 권성근 변호사는 “통매음은 다른 성범죄에 비해 물증이 명확하고 수사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억울한 사유가 있다면 이를 초기에 소명하여 처벌 수위를 낮추는 것이 사건 대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통매음 처벌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객관적 요건과 주관적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먼저 객관적 요건으로 통신매체를 이용하여 음란한 내용의 표현이 담긴 영상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했어야 한다. 단, 상대방이 동의를 얻은 것이라면 문제될 것은 없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사전에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했을 때 문제되는 것이다.
객관적 요건을 충족했다면 이제는 주관적 요건의 성립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주관적 요건은 ‘의도성’이 핵심인데, 상대방에게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가 주된 쟁점이 된다. 하지만 이는 내심의 의사이기에 이를 증명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간접적인 정황이나 증거를 토대로 추정을 하는데, 상대방의 거부의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행위를 했다면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일회성에 그친 행위였거나 우발적이거나 실수로 보낸 것이라면 의도성이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어 무혐의를 주장하는 게 현명하다. 이에 대해 다수의 형사 사건에서 성공적인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권성근 변호사는 “통매음은 특히 10~20대 피의자가 많은데, 대부분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반복성과 지속성이 없는 경우라면 이를 증명함으로써 혐의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모든 요건이 충족되면 관련 법률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또한 신상정보 등록 처분, 전자발찌 부착명령과 같은 보안처분은 물론 피해자 보호 명령이나 접근 금지 명령 등의 추가적인 제재 처분도 부과될 수 있다.
이때, 음란한 영상 등이 아동청소년에 관한 것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배포한 혐의가 인정되어 3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는 벌금형 없이 오직 징역형으로만 처벌되기 때문에 초기부터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듯 받고 있는 혐의에 따라 처벌 수위와 대응 방향이 달라지는 만큼 본인이 현재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 권성근 변호사는 “통매음과 같은 디지털성범죄는 기술적 증거가 분명하기 때문에 수사의 첫 단계인 경찰 조사에서 어떻게 진술하는지가 처벌 수위를 결정짓는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형사사건에서 증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수집된 것만 효력이 인정되기 때문에 제출된 증거들이 위법하게 수집된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사를 받는 경험 자체가 처음인 분들은 횡설수설하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모두 불리하게 작용하여 형량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말하며, “사실관계에 오해는 없는지, 해석에 따라 달리 볼 여지는 없는지 등 관련 사실 관계를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하는데 이때 형사법 전문 변호사와 판사,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한데 모여 사건을 해결하는 곳이라면 신속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