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고객의 본인확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타행 인증서도 활용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은 전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은행권 본인확인 서비스 상호 연동’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각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에서도 타 은행의 인증서를 이용해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기존에는 각 은행의 인증서나 통신사 기반 본인확인 방식을 이용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등록된 인증서 하나로 여러 은행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인증서 기반 본인확인 서비스는 PIN, 패턴, 생체정보 등을 활용해 인증하기 때문에, SMS 인증코드를 입력하는 방식보다 절차가 간편하고 보안성도 높다.
은행권은 이번 시스템 개선을 통해 휴대폰 유심(USIM) 복제나 대포폰 사용으로 인한 금융사고 예방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은행의 ‘우리WON인증서’는 신분증과 안면 정보를 대조하는 발급 절차와 ‘모바일안심플러스 서비스’를 통해 부정 발급을 원천 차단하고, 실시간 이상 거래를 감지할 수 있다.
상호연동 서비스는 오는 7월 KB국민·하나·우리은행부터 시작되며, 이후 나머지 은행들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더불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에도 본인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 외연을 넓힐 방침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6개 은행은 △공동 본인확인 서비스 개발 △서비스 상호 연동 △민·관 대상 공동 마케팅 추진 등에 협력해 안전하고 편리한 비대면 신원확인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각 은행은 자사 인증서의 보안성과 편의성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600만 가입자를 보유한 ‘KB국민인증서’를 기반으로 2,700여 개 기관과 제휴를 맺고 있으며, 24시간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을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인증서비스에 접목하고 있고, 하나은행은 개인정보보호관리시스템 인증을 받은 ‘하나인증서’를 기반으로 플랫폼 확장을 추진 중이다.
NH농협은행은 ‘NH인증서’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며, IBK기업은행은 개인 외에도 법인사업자까지 인증서 이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경쟁 관계에 있는 은행들이 고객 편의를 위해 협력한 이번 사례는 금융권 디지털 혁신의 좋은 본보기”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선택권과 향상된 편의성을 제공해 더 안전한 비대면 금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