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우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적대와 대결을 끝내고 평화공존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END 이니셔티브’를 국제사회에 공식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END)시키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제시한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약자다. 그는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임은 굴곡진 남북관계 역사가 증명했다”며 단계적 교류 확대를 약속했다. 이어 “남북관계 발전과 함께 북미 관계를 비롯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을 지지·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면서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하고 ‘축소’를 거쳐 ‘폐기’에 이르는 단계적 해법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며 “대한민국은 상대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의도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을 끊겠다”며 정부의 일관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연설에서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저력도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국민은 ‘빛의 혁명’을 이뤄냈다”며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한 국민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으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제사회 공동 과제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다자주의적 접근도 제시했다.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해야 한다”며 “같은 문제를 겪는 국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안보 위협과 기회에 주목하며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해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겠다”며 “‘모두를 위한 AI’가 국제사회의 뉴노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하며, 최근 해외 한국인 구금 사례 등 국경 간 인권 이슈에도 메시지를 던졌다.
연설을 마무리하며 그는 “K컬처가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듯 인류는 보편적 공감 속에 협력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은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국제사회와 유엔이 희망의 등불을 들어 달라.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새 시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맨 앞에서 담대하게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