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북 경주에 도착해 1박 2일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현직 미국 대통령 자격으로는 세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5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강경화 주미 대사를 비롯해 케빈 김 주한 미국 대사대리,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영접에 나섰다. 이후 그는 전용 헬기 ‘마린원(Marine One)’으로 갈아타고 경주 보문단지 내 보조 헬기장에 착륙했다.
경주 도착 후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The Beast)’로 이동해 APEC 공식 부대행사인 ‘2025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이 열리고 있는 경주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밋 오찬에서 특별연설을 하며 본격적인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경북경찰청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주 방문에 맞춰 경북 전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최고 수준의 경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도로에는 철제 펜스가 설치되고, 10~20m 간격으로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보문단지 일대는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됐으며, 경주예술의전당 주변에서는 금속탐지기와 폭발물 탐지견을 이용한 검문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과 신라 금관을 형상화한 특별 제작 모형을 선물할 예정이다. 이어 양국 정상은 오찬을 겸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 운용 및 수익 배분을 둘러싼 관세협상과 함께 한미동맹 현대화, 원자력 협정 개정, 경제안보 협력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양국 간 핵심 현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통해 협력 기반을 한층 강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저녁에는 주요 APEC 참석국 정상들과 함께 ‘정상 특별 만찬’에 참석해 다자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김해공항으로 이동해 출국하며,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는 백악관 고위 참모단, 미 상무부 및 국무부 주요 인사들이 동행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와 미중 정상 간 논의 내용에 따라 향후 글로벌 경제 질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