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헝가리 배터리 산업의 성장 기대가 식어가면서 현지 공장의 생산 감소와 고용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 고드(Göd) 공장 역시 최근 몇 년간 정부·EU 보조금을 받아왔음에도 정규직과 외주 인력 감축이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19일 현지 매체 XpatLoop 보도에 따르면, 삼성SDI 고드 공장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4월 사이 정규직 직원 631명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이 수치가 당시 조사 대상 제조사 가운데 비교적 큰 폭의 감소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현지 산업 전문 매체 Autopro.hu는 지난 2월 23일 보도에서, 고드 공장의 지난 1년간 생산 감소로 외주·하청·계약직 등 외부 인력 2000명 이상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외부 인력 규모는 공식 고용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총 인력 감소폭은 정규직 감축 규모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최근 몇 년간 헝가리 정부와 EU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재정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정부 자료에 따르면, 삼성SDI는 2020년 배터리 생산설비 개발 명목으로 12억3000만 포린트, 2021년 생산능력 확대 프로젝트로 337억 포린트, 2022년 신규 생산라인 구축으로 139억 포린트, 2023년 공장 부지 태양광 설비 구축으로 57억 포린트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지원 규모는 545억3000만 포린트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와 별도로 EU 집행위원회는 2023년, 헝가리 정부가 삼성SDI 고드 공장 확장에 대해 지급하는 8960만 유로 규모의 투자보조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설비 확장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 승인 금액이며, 실제 집행 금액은 사업 진행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EU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헝가리 현지에서는 “보조금 지급 당시 제시된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공장 가동률 하락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지만, 지원금 대비 고용 성과에 대한 재검토 요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