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 정연연 작가 - '숨겨진 리듬' 기획 초대전 개최

[더파워 이강율 기자] 갤러리 자인제노는 2025년 12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김민경·정연연 2인전 〈숨겨진 리듬 Hidden Rhythm〉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여성의 내면성과 정체성의 구조를 서로 다른 시각 언어로 탐구해온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 조명하며, 표면의 고요 아래 감춰진 감정의 움직임과 자아 형성의 흐름을 하나의 ‘리듬’으로 읽어내는 데 초점을 둔다.

김민경은 자르고 덜어내는 ‘Crop’의 행위를 중심으로 자아가 재구성되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그녀의 화면 속 인물들은 절제된 표정과 균형 잡힌 구도로 고요함을 유지하지만, 선과 색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파동 속에는 성장과 재정립이 반복되는 내면의 흐름이 자리한다. 잘라내고 다시 이어 붙이는 과정은 현대 여성의 정체성이 사회적 요구와 개인적 감정의 긴장 속에서 끊임없이 편집되고 조율되는 모습을 반영하며, 이는 표면에서는 감춰지지만 실제로는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숨겨진 리듬’으로 확장된다.

정연연의 작품은 장식과 패턴이라는 외피를 통해 감정의 깊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화려한 색, 물결 같은 곡선, 반복되는 레이스 패턴은 순간적으로 아름다움에 집중하게 하지만, 그 안쪽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복합적 감정이 미세한 떨림으로 자리한다. 불안, 욕망, 연민 등 인간 내면의 뒤섞인 정서가 패턴의 진동으로 전환되며, 그녀의 화면은 감정을 숨기고 보호하는 심리적 장치이자 동시에 그것을 시각적으로 발화시키는 통로가 된다.

두 작가의 작업은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겉과 속의 이중 구조’라는 공통된 지점을 공유한다. 김민경이 정체성의 조정 과정을 구조적 리듬으로, 정연연이 장식적 패턴 속 감정의 파동으로 표현하는 과정은 모두 표면의 아름다움 아래 숨어 있는 내면의 진실을 밝혀낸다. 이번 전시 제목 〈숨겨진 리듬〉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내부의 움직임—자아를 지탱하는 질서, 감정을 진동시키는 숨겨진 에너지—를 포착한 표현이다. 전시는 현대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감정과 존재의 층위, 그리고 그 안에서 조용히 이어지는 삶의 리듬을 관람객에게 섬세하게 전달한다.

〈숨겨진 리듬〉 전시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12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번 기획전은 두 작가의 섬세한 내면성과 시각적 감각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울림을 통해, 관람객이 자신 안에 흐르는 또 다른 리듬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강율 더파워 기자 kangyu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