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BSI 98.7…제조 한파·서비스 훈풍에 체감경기 양극화

[더파워 최병수 기자] 수출·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월 기업 체감경기가 기준선 아래에 머물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온도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8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8.7을 기록해 3년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BSI는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12월 전망치는 전월(94.8)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기준선에는 미치지 못해 기업들의 부정적 경기 인식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11월 BSI 실적치는 98.1로 집계돼 2022년 2월(91.5) 이후 3년10개월 연속 100 아래에서 머물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흐름이 엇갈렸다. 제조업 BSI는 91.9로 전월(96.8)보다 4.9포인트 하락하면서 2024년 4월 이후 1년9개월 연속 기준선 밑 부진을 이어갔다. 세부 업종 10개 가운데 반도체 장비 등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9.0)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11.1)는 호조 전망을 보였고,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100.0)은 기준선에 걸쳤다. 반면 비금속 소재 및 제품(69.2)을 포함한 나머지 7개 업종은 모두 100 미만으로 부진 전망을 기록했다.

비제조업 BSI는 105.2로 전월(92.8)보다 12.4포인트 상승해 5개월 만에 다시 기준선 100을 웃돌았다. 전기·가스·수도(121.1), 여가·숙박 및 외식(114.3), 정보통신(106.7),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6.7), 도소매 유통(105.1), 운수 및 창고(103.8) 등에서는 모두 호조 전망이 나타났다. 건설(95.5)만 비제조업 가운데 유일하게 기준선 아래에 머물며 부진이 예상됐다. 한경협은 연말 특수 등 계절 요인과 민간소비 회복세가 비제조업 기업 심리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조사 부문별 BSI에서는 내수(98.1)·수출(97.3)·투자(95.0)를 비롯한 전 부문에서 100 미만을 기록하며 12월에도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전 부문 부진은 2024년 7월 이후 1년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다만 내수와 투자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고, 수출도 올해 2월(9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세 지표 모두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환율 상승과 관세 부담으로 대다수 제조업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환율 및 관세 안정화 노력과 함께 주력 업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지원책을 적극 활용해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