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하나금융그룹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오경석 두나무 대표(사진 왼쪽)와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사진 오른쪽)이 함께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파워 최병수 기자]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디지털 금융 전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두나무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등 신사업 강화에 나선다. 하나금융그룹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해 두나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지난 3일 오후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에서 열렸다.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프로세스 구축 △외국환 업무 전반의 신기술 도입 △하나머니 관련 서비스 고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넓히는 자리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AI, 결제 인프라를 중심으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과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미래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우선 해외송금 프로세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송금인과 수취인이 블록체인 원장에 기록된 송금 정보를 기반으로 자금을 주고받는 구조로, 손님들이 기존보다 더 쉽고 빠르며 안전하게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송금 소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 개인 간 해외송금은 물론 수출입·무역 결제에서도 혜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비스 도입 시점도 구체화됐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하나은행 본점과 해외 법인·지점 간 송금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이후 실제 운용 과정에서의 기술 검증 결과와 국내외 정책·규제 환경 변화를 반영해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고, 관련 인프라와 시스템 고도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오고,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를 앞둔 지금이 미래 금융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기회 삼아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앞선 기술력으로 경계 없는 확장을 도모하자는 데 하나금융그룹과 두나무가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가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손님의 필요를 채우는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되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체인, 월렛과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대중화될 것”이라며 “지급결제·자산관리·자본시장 등 기존 금융서비스가 웹3 기반 서비스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두나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과 시장 확대에 맞춰 그룹 차원의 대응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주 산하에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은행·카드·증권 등 관계사 간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했으며, 디지털자산 관련 법제화에 맞춘 상품·서비스·인프라 구축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룹은 이번 두나무와의 협력을 계기로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기반 미래 금융 모델 발굴과 전 국민 편익 제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