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해외여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월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5일 2025년 10월 국제수지(잠정) 통계를 발표하며 10월 경상수지가 6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3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9월 134억7000만달러와 비교해 42.0% 줄었고, 지난해 같은 달 94억달러에 비해서도 축소됐다. 다만 올해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89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766억3000만달러보다 16.9% 늘어 흑자 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일회성 선박 수출 조정과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여행수지 적자 확대 등이 10월 흑자 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78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558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7% 줄었고, 9월(672억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감소율이 약 17%에 달했다.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 등 IT 품목은 각각 25.2%, 3.5%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무선통신기기(-8.7%), 철강제품(-14.1%), 화학공업제품(-13.1%), 승용차(-12.6%), 기계류정밀기기(-12.3%) 등 비IT 품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미국(-16.1%), 일본(-7.7%), 중국(-5.2%), 유럽연합(-2.0%)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줄었고, 동남아(11.1%)만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은 480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0% 감소했다.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 영향으로 가스(-37.2%), 석탄(-18.6%), 석유제품(-13.1%), 화학공업제품(-7.6%) 등 원자재 수입이 6.4% 줄었고, 자본재 수입도 정보통신기기(-5.6%), 반도체(-1.6%) 등을 중심으로 0.6% 감소했다. 반면 소비재 수입은 9.9% 증가했고 이 가운데 금 수입은 834.4% 급증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과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37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전월(-33억2000만달러)과 지난해 같은 달(-19억30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특히 여행수지는 추석 장기 연휴에 따른 출국자 증가로 13억6000만달러 적자를 내 전월(-9억1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운송, 지식재산권사용료, 기타사업서비스 등도 모두 적자를 기록해 서비스수지 전반의 약세가 이어졌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 22억9000만달러, 이자소득 8억3000만달러 등을 바탕으로 29억4000만달러 흑자를 유지했다.
금융계정에서는 순자산이 6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8억8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억5000만달러 증가에 그쳤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72억7000만달러 확대됐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52억달러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11억3000만달러 증가로 전월(-8억달러) 감소 흐름에서 플러스로 전환됐고, 기타투자에서는 자산이 대출을 중심으로 105억7000만달러 줄어든 반면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42억2000만달러 늘었다. 준비자산은 66억7000만달러 증가해 전월(39억9000만달러)보다 증가 폭이 67.1% 확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