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는 지난 7일 인도 타밀나두주(州) 정부 투자청과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줄 왼쪽부터 다레즈 아하메드(Darez Ahamed) 주 투자청장, 라자(T.R.B Rajaa) 주 산업부 장관, 스탈린(M.K Stalin) 주 총리./HD현대
[더파워 유연수 기자] 인도가 조선·해운 강국 도약을 목표로 신규 조선소 유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HD현대가 인도 현지 신규 조선소 설립 검토에 나섰다. HD현대는 최근 인도 타밀나두주 마두라이에서 스탈린 주총리, 라자 주산업부 장관,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기획부문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인도 정부는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며 세계 5위 조선·해운 강국 진입을 목표로 기존 조선소 증설과 더불어 신규 조선소 건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타밀나두, 구자라트, 안드라프라데시 등 5개주가 신규 조선소 건설 후보지로 선정된 가운데, 타밀나두주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선소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인센티브·보조금 지원, 인프라 확충, 인력 확보 등을 확대해왔으며 HD현대를 신규 조선소 건립 사업 파트너로 최종 낙점했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타밀나두주 투투쿠디 지역은 기온·강수량 등 기후 조건이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과 유사해 조선소 입지로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현대차,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이 진출해 있는 데다 인근 항만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도 큰 지역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이달 초 인도 벵갈루루에서 인도 국방부 산하 국영기업 BEML과 ‘크레인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조선·해양 사업과 연계한 인프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BEML은 국방·항공우주 장비, 광산·건설 중장비, 철도·지하철 차량 등을 생산하는 국영기업으로 벵갈루루, 콜라르 등 인도 남부 지역에 다수의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설계·생산·품질 검증 등 크레인 제작 전 과정에서 협력을 확대해 인도 내 항만 크레인 제조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인도 현지 조선소에 골리앗 크레인과 집크레인까지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 HD현대삼호는 올해 2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인 코친 조선소에 6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성공적으로 납품한 데 이어, 8월에는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HD현대에코비나를 인수하는 등 크레인 사업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HD현대는 인도가 조선산업에 대한 정부 육성 의지가 강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인도와의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지속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HD현대는 올해 7월 코친 조선소와 설계·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적 역량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을 추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협력 범위를 함정 사업으로 넓히는 등 인도 내 조선·해양 분야 입지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