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미국 뷰티 유통기업 울타(ULTA)가 3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고 K뷰티를 전략 카테고리로 지목하면서 국내 화장품 산업의 성장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보증권은 8일 울타의 3분기 실적과 컨퍼런스콜 내용을 바탕으로 “스킨케어에 이어 색조까지 K뷰티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울타의 3분기(3Q25) 매출은 2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고,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5.14달러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대비로는 매출이 5.4%, 희석EPS가 11.5% 상회하는 호실적이었다. 동일점포성장률(SSS)은 6.3%로 전년 동기 대비 5.7%포인트 개선됐고, 온라인 채널은 두 자릿수 중반대, 오프라인 매장은 한 자릿수 중반대(MSD%)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카테고리별로는 명품 브랜드 신제품과 연말 한정판 효과로 향수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고, 스킨케어는 프레스티지와 매스 브랜드 모두 강세를 보이며 한 자릿수 후반(HSD%)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스킨케어 부문에서는 독자적인 K뷰티 제품군이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메이크업 매출도 한 자릿수 중반(MSD%) 늘었는데, 매스 브랜드 신제품 출시와 가격 인상, 기존 프레스티지 브랜드 강세에 더해 K뷰티 브랜드 성장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수익성 측면에서 영업이익률(OPM)은 10.8%로 전년 동기보다 1.8%포인트 낮아졌다. 교보증권은 재고손실 감소와 관세 부담 전가 등으로 매출원가율은 0.7%포인트 개선됐지만, 인센티브와 인건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상각비 증가 등으로 판관비율이 2.4%포인트 상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울타는 이와 함께 2025년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연간 순매출 목표는 123억달러(기존 120억~121억달러), 동일점포성장률은 4.4~4.7%(기존 2.5~3.5%), 영업이익률은 12.3~12.4%(기존 11.9~12.0%)로 제시했다.
교보증권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울타가 K뷰티를 핵심 성장축 중 하나로 직접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울타는 새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제품 포트폴리오와 신규·독점 브랜드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K뷰티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증권은 “이전에도 컨퍼런스콜에서 K뷰티 약진이 언급된 적은 있었지만, 전략 카테고리 차원에서 K뷰티 포트폴리오 확장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스킨케어에 이어 색조 부문에서도 K뷰티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고, 신규 K뷰티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과 인지도 제고 지원 의지도 분명히 드러냈다”고 전했다.
울타는 올해 아누아, 메디큐브, 티르티르, 퓌, 언리시아 등 국내 브랜드를 독점 론칭했으며, 이들 브랜드가 모두 강한 매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메디큐브는 지난 10월 울타 온라인 스킨케어 브랜드 매출 1위, 온·오프라인 합산 기준 스킨케어 3위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권우정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울타의 3분기 실적은 전 카테고리와 채널에서 고른 성장을 보여준 가운데,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내 K뷰티 비중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 특징”이라며 “미국 최대 뷰티 리테일 채널에서 K뷰티가 전략 카테고리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중장기 성장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