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멀티모달 기술 경쟁에 나선 가운데, 카카오가 한국어와 한국 문화 이해에 특화된 자체 모델 ‘카나나(Kanana)’의 성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카카오는 통합 멀티모달 언어모델 ‘Kanana-o’와 멀티모달 임베딩 모델 ‘Kanana-v-embedding’의 개발 과정과 성능을 테크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고 12일 밝혔다.
카카오에 따르면 ‘Kanana-o’는 텍스트·음성·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통합 멀티모달 언어모델로, 한국어 맥락 이해와 자연스러운 표현력에 강점을 가진다. 회사는 멀티모달 모델들이 텍스트에는 강하지만 음성 대화에서 답변이 단순해지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시이행 능력을 고도화해 사용자의 숨은 의도와 복잡한 요구까지 파악하도록 개선했다. 자체 구축한 데이터셋으로 학습을 진행해 요약, 감정·의도 해석, 오류 수정, 형식 변환, 번역 등 다양한 과업을 수행하면서도 기존 언어모델 수준의 성능을 유지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음성 영역에서는 고품질 음성 데이터와 직접 선호 최적화(DPO) 기법을 적용해 억양·감정·호흡 등을 정교하게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기쁨·슬픔·분노·공포 등 상황별 감정 표현과 미세한 음색·어조 변화까지 구현하도록 했으며, 호스트와 게스트가 대화를 주고받는 팟캐스트 형태의 데이터셋을 구축해 끊김 없는 멀티턴 대화도 가능해졌다.
벤치마크 평가 결과 Kanana-o는 영어 음성 성능에서 GPT-4o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고, 한국어 음성 인식·합성 및 감정 인식에서는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카오는 향후 동시에 말하고 듣는 자연스러운 동시 대화(풀 듀플렉스)와 상황에 맞는 소리환경(사운드스케이프)을 실시간 생성할 수 있도록 모델을 진화시킬 계획이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Kanana-v-embedding’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이해하는 멀티모달 임베딩 모델로, 이미지 기반 검색의 핵심 기술이다. 텍스트로 이미지를 찾거나, 선택한 이미지와 관련된 정보·문서 검색 등을 지원하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복궁·붕어빵 같은 고유명사는 물론 ‘하멜튼 치즈’처럼 오타가 포함된 단어도 문맥을 파악해 적절한 이미지를 찾아주고, ‘한복 입고 찍은 단체 사진’처럼 복합적인 조건도 정확히 이해해 일부 조건만 충족하는 이미지는 걸러낼 수 있는 수준의 변별력을 갖췄다. 이 모델은 현재 카카오 내부 광고 시스템에서 소재 유사도 분석 및 심사에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비디오·음성 영역으로 확장 적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에이전틱 AI 구현을 목표로 한 언어모델 ‘Kanana-1.5’를 공개한 데 이어, 모바일 기기 등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동작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 경량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동시에 전문가 혼합(MoE) 구조를 적용한 고성능·고효율 모델 ‘Kanana-2’ 개발을 연내 목표로 준비 중이다.
김병학 카카오 카나나 성과리더는 “카카오의 자체 AI 모델 ‘카나나’는 단순한 정보 나열을 넘어 사용자의 감정을 이해하며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AI를 지향한다”며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사용자 일상 속 AI 경험을 확대하고, 사람처럼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구현에 주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