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美서 광폭 행보...트럼프 장남·AI·파라마운트 잇단 회동

[더파워 유연수 기자]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정치·투자·AI·콘텐츠 업계 핵심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1일 정 회장이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성탄절 만찬 참석에 이어 16~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창업자,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 등을 차례로 만나 사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먼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주최한 성탄절 만찬에 참석한 뒤,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1789캐피탈 경영진을 만났다. 1789캐피탈은 트럼프 주니어가 참여하고 있는 투자회사로, 이 자리에는 공동 창업자인 오미드 말릭, 크리스토퍼 버스커크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1789캐피탈이 주도하는 플로리다 팜비치 개발 사업에 신세계그룹이 참여하는 방안을 두고 의견을 나눴으며, 신세계그룹은 사업 참여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어 정 회장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리플렉션 AI의 창업자 미샤 라스킨을 따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리플렉션 AI는 구글 딥마인드 핵심 연구진이 창업한 회사로, 최근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20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버클리 인공지능 연구소와 구글 딥마인드 제미나이 프로젝트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던 개발자 출신 라스킨은 정 회장을 만나기 위해 직접 플로리다를 찾아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 간 협력 구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플렉션 AI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운 뒤 실행·결과 평가·수정까지 수행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양측은 이 기술을 신세계그룹의 핵심 사업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를 폭넓게 검토했다. 자율형 AI 에이전트가 상용화될 경우 상품기획과 소싱, 공급망 관리, 매장 운영, 마케팅, 판매, 고객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유통의 전 단계에서 활용이 가능해 그룹 전체 운영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기대감도 공유했다.

플로리다 일정을 마친 정 회장은 LA로 이동해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와도 회동했다. 엘리슨은 오라클 공동 창립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로,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를 설립한 뒤 지난해 파라마운트를 인수해 합병 회사의 CEO를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워너브라더스 인수 경쟁에도 나서고 있다. 두 사람은 신세계그룹과 스카이댄스 그룹 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화성국제테마파크 투자 협력 상황을 점검하고, 파라마운트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상품 개발 방향도 함께 살폈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화성국제테마파크 개발의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로 파라마운트를 선정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워싱턴D.C.와 플로리다, LA를 잇는 이번 미국 출장을 통해 미국 정·재계와 실리콘밸리, 할리우드까지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AI와 엔터테인먼트,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향후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