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사업체를 운영하는 일부 사업주들은 급여 지급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몇몇 사업주들은 자금의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근로자의 급여 지급을 미루는 사례가 현실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근로자에게 임금은 단순한 보수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요소다. 지급이 지연될 경우 당장의 생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법은 임금 미지급 문제를 엄격하게 규율하고 있다. 실제 근로기준법 제43조에서는 임금을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하도록 규정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은 물론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고의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미지급 임금이 3개월분 이상을 초과하는 등의 사유에 해당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임금의 최대 3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퇴직금 미지급 역시 동일하게 중대한 법적 책임을 초래한다.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연 20%의 지연이자가 가산될 수 있다.
다만, 모든 경우에서 형사처벌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임금체불 관련 범죄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되어 있기에, 피해 근로자와의 합의를 통해 처벌을 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미 신뢰가 훼손된 상황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합의를 진행할 여력이 있었다면, 급여를 지급해 노동청 진정과 형사 고소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시자의 변화 및 운영상의 문제로 인해 자금 조달의 한계가 막바지에 이른 경우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실무에서는 일시에 미지급 임금을 전액 지급하기 어려운 경우, 분할 변제 방식으로 협의를 시도하게 되는데, 이때 사업주는 단순한 구두 약속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변제 일정과 자금 조달 계획, 지연에 따른 이자 지급 방안 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신뢰 관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피해 근로자는 사업주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뿐 진전을 보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노력이 동반되어야 협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이러한 합의가 모든 사안에서 면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2025년 10월 개정된 법에서는 상습임금체불사업주에 대해서는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형사적 처벌을 피하지 못할 수 있다.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 중 하나는 임금체불의 고의성 판단 기준이다. 단순히 사업 운영이 어려웠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실제로는 지급 능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우선순위에서 제외하거나 다른 채무를 먼저 변제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고의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과정과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지급이 지연되었음을 자료로 증명한다면 처벌 수위에 있어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다. 따라서 자금 흐름과 급여 지금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사안이 중대해질 경우에는 합의뿐만 아니라 기타 감형을 인정받을 수 있는 요건들을 종합하여 소명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지급한 임금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 소유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금융권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더 나아가 징역형 선고 시 사업 운영이 중단되면서 재직 중인 근로자들의 생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는 전략도 고려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응 시점이다. 실제 다수의 근로기준법 사건을 변호해 선처, 무혐의 판단을 이끌어낸 하재섭 변호사는 “진정이 접수된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할 경우,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업주가 사건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받아들일 수 있어 감형이나 무혐의를 위한 합의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접수 과정에서 미지급 임금이 과장되어 신고되는 사례도 많은데, 이러한 부분은 조사 초기 단계에서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조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는 이를 수정할 기회가 제한적이고, 이미 미지급 임금액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면 번복이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사건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노동 진정 사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