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마다 5~10분 걷고 장시간 쪼그려 음식 준비 피해야
대상포진은 발진 전 통증 먼저 나타날 수 있어 근육통과 혼동 주의
물집 생기면 가능한 빨리 진료…발진 후 72시간 내 치료 중요
박휴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장·마취통증의학과 교수[더파워 이설아 기자] 추석 연휴에는 장거리 운전과 음식 준비로 평소보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목·어깨·허리·손목·무릎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연휴 동안 쌓인 과로와 수면 부족으로 대상포진이 발생하거나 재발할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
박휴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장·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평소 목·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무릎관절염, 회전근개 질환,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있다면 연휴 전후 통증 관리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거리 운전이 정상적인 디스크를 갑자기 손상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자세와 차량 진동, 피로가 목과 허리에 부담을 주면서 기존 디스크 주변 염증이나 신경 자극을 악화시킬 수 있다.
운전할 때는 1~2시간마다 휴게소 등에 들러 차에서 내려 5~10분 정도 걷거나 목과 허리를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헤드레스트는 신체 조건에 맞게 조절하고 허리가 지나치게 굽지 않도록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해 앉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시간 운전 직후 허리를 숙여 무거운 짐을 드는 행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팔이나 다리의 힘이 갑자기 빠지거나 감각이 심하게 떨어지고 대소변을 보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나 디스크 악화로 넘겨서는 안 된다.
박 교수는 "팔이나 다리 힘이 갑자기 빠지거나 감각이 심하게 떨어지고 대소변을 보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절 음식 준비도 여러 관절에 부담을 준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쪼그려 앉은 채 칼질과 반죽, 전 뒤집기, 설거지처럼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바닥에 앉아 전을 부치거나 쪼그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무릎 부담이 커져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뻣뻣함이 심해질 수 있다. 목과 허리를 굽힌 채 재료를 손질하면 목·허리 근육과 디스크에도 부담이 가해진다.
칼질이나 반죽, 설거지처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작업은 손목건초염이나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무거운 냄비나 식재료를 반복해서 들거나 팔을 오래 사용하는 동작은 어깨 힘줄과 관절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음식을 준비할 때는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고 중간중간 자세를 바꾸며 쉬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바닥보다 식탁이나 작업대를 이용하고, 무거운 물건은 허리를 숙여 들기보다 무릎을 굽혀 몸 가까이에서 들어 올리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연휴 기간에는 근골격계 통증뿐 아니라 대상포진에도 주의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 기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고령과 암·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면역억제제 사용 등이 위험요인이며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과로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번 앓은 사람에게도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물집부터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발진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몸 한쪽이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 아프고, 전기가 오는 것 같은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이나 담, 허리디스크 등으로 착각하기 쉽다. 이후 통증이 있던 부위를 따라 붉은 발진과 작은 물집이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박 교수는 "연휴 뒤 몸 한쪽이 이유 없이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 아프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피부에 발진이나 물집이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대상포진은 통증이 발진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발진이나 물집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특히 발진 발생 후 72시간 이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 정도에 따라 진통제나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급성기 통증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신경 손상을 줄이는 것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피부 병변이 사라진 뒤에도 손상된 신경 때문에 통증이 계속되는 상태다. 약물치료만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신경차단술이나 경막외 카테터를 이용한 약물 투여, 척수신경자극기 등 중재적 통증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눈·귀·얼굴 주변에 발생한 대상포진은 더욱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눈 주변에 생기면 각막이나 포도막에 염증을 일으켜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귀 주변에 발생하면 안면신경마비와 청력 저하,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람세이헌트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 교수는 "대상포진은 발진이 뚜렷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의심되는 통증과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을 유지하고 연휴에도 과도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