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 통증·물건 짚는 행동은 관절염 신호 가능성
허리 펴고 걸을 때 아프고 숙이면 완화되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보행거리 감소·근력 저하 동반되면 적극적인 진단·치료 필요
지나친 활동 제한보다 평지 걷기·수영 등 적절한 운동 도움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박철희, 신경외과 강석형 교수(좌측부터)
[더파워 이설아 기자] 부모님이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이나 주변 물건을 자주 짚거나, 예전보다 걷는 거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 단순한 노화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무릎관절염과 척추관협착증처럼 나이가 들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퇴행성 질환이 걷기와 자세의 작은 변화로 먼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의료진은 무릎 통증이나 보행거리 감소가 지속될 경우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와 운동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릎관절염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관절연골과 반월상연골이 손상되면서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양반다리가 불편해지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하고, 일어설 때 무릎이나 주변 물건을 짚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박철희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릎관절염은 무릎을 깊게 굽히거나 체중을 실어 펴는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무릎 주변이 뻣뻣해지거나 붓고 물이 차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관절염이 진행되면 O자형 다리처럼 하지 모양이 변하거나 보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손상된 관절연골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구조적 변형과 기능 저하가 심해지기 전에 치료 시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진행 정도를 관리할 수 있다. 반면 관절 손상과 변형이 심할 경우에는 절골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걷다가 다리가 저리고 아파 자주 멈추지만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앉으면 증상이 가라앉는다면 척추관협착증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와 황색인대, 후관절 등 척추 주변 구조물의 퇴행성 변화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당기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강석형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평소보다 오래 걷지 못한다면 체력 저하로만 넘기기보다 허리를 숙였을 때 통증이나 저림이 완화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펴고 서거나 걸을 때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더 좁아지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반면,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앉으면 공간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진단은 X-ray와 CT 등 영상검사와 신경학적 평가를 종합해 이뤄진다. 영상에서 협착이 확인되더라도 통증이나 근력 저하가 없다면 경과를 지켜볼 수 있지만, 영상상 협착이 심하지 않더라도 보행거리가 계속 줄거나 근력이 떨어진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과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통해 신경 주변 염증을 줄이고 기능을 유지한다. 다리 근력이 눈에 띄게 약해지거나 발목·발가락에 힘이 빠져 자주 넘어지는 등 신경 기능 저하가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퇴행성 질환이라고 해서 무조건 움직임을 줄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활동량을 지나치게 낮추면 척추와 관절 주변 근력이 떨어지고 관절이 더 뻣뻣해져 오히려 일상 기능이 감소할 수 있다.
무릎 건강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쪼그려 앉거나 바닥에 오래 앉는 자세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탁과 소파 등을 활용해 생활공간을 입식 위주로 바꾸는 것도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강 교수는 "통증을 피하려고 활동량을 지나치게 줄이면 주변 근력이 떨어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 평지 걷기나 수영처럼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