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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2050억달러…美 DFC, 개발금융 넘어 ‘경제안보’ 전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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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2050억달러…美 DFC, 개발금융 넘어 ‘경제안보’ 전면으로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29 09:30

2019년 출범 후 포트폴리오 224억→2024년 489억달러로 확대
최대지원한도 600억→2050억달러로 3.4배 상향
개별 프로젝트 지분투자 한도 30%→40%…50억달러 회전자금 신설
핵심광물·에너지·ICT 등 전략분야는 고소득국까지 지원범위 확대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본사 건물 외관 (워싱턴 D.C.)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본사 건물 외관 (워싱턴 D.C.)
[더파워 이경호 기자] 미국의 대표 개발금융기관인 국제개발금융공사(U.S. 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 DFC)가 개발도상국 지원기관을 넘어 공급망과 핵심광물, 에너지 등 경제안보 분야의 전략금융기관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지원한도를 기존 600억달러에서 2050억달러로 3배 넘게 키우고 지분투자와 고소득국 투자 범위까지 확대하면서 미국의 대외경제 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는 모습이다.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DFC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산하 개발신용청(DCA)과 기존 해외민간투자공사(OPIC)를 통합하고 기능을 강화해 2019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 개발금융기관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확대 등 지정학적 경쟁에 대응하고 개발금융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설립 배경이다.

DFC 출범 이전 미국의 개발금융은 OPIC과 USAID DCA 등으로 분산돼 있었다. OPIC은 미국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에 보험·보증·대출을 제공했지만 지분투자가 제한됐고 미국 기업만 지원하는 등 제약이 있었다.

USAID 산하 DCA는 개발사업에 최대 50%의 부분보증을 제공했지만 최대 지원한도는 20억달러 수준이었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두 기관을 통합하고 금융수단과 지원한도를 늘려 DFC를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 DFC의 포트폴리오는 약 224억달러 수준이었지만 2024년 말에는 489억달러까지 늘었다. 지원 국가는 114개국으로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131억달러로 전체의 26.8%를 차지했다. 중남미를 포함한 서반구는 110억달러(22.5%), 유럽·중앙아시아 91억달러(18.6%), 인도·태평양 89억달러(18.2%), 중동·북아프리카 39억달러(8.0%)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금융서비스가 192억달러로 39.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에너지는 108억달러(22.1%), 인프라 69억달러(14.1%), 기술·미디어·통신 44억달러(9.0%), 헬스케어 29억달러(5.9%)였다.

DFC의 역할은 지난해 말 한 단계 더 확대됐다. 미국 의회는 2025년 12월 DFC 현대화 및 재승인법을 통과시키며 개발금융 기능뿐 아니라 경제안보 분야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가장 큰 변화는 지원한도다. 기존 600억달러였던 최대지원한도는 2050억달러로 약 3.4배 늘었다. 대규모 인프라와 전략산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금융 여력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지분투자 규제도 완화됐다.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투자 한도는 기존 30%에서 40%로 높아졌고 투자 회수금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50억달러 규모의 지분투자 회전자금도 신설됐다.

지원 대상 국가 역시 넓어졌다. 기존에는 중·저소득국과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했지만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고소득 우방국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일부 최상위 소득국에 대해서도 핵심광물과 에너지, 정보통신기술 등 전략 분야에 한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고소득국에 대한 최대지원한도는 전체 한도의 10% 이내다.

자원개발과 주요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소유·운영하는 주재국 국영기업이나 우방국 국부펀드와의 공동투자도 가능해졌다.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민간기업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투자 부담을 공공금융이 분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직도 경제안보 기능 강화에 맞춰 바뀌고 있다. 전략적 투자를 담당하는 최고전략책임자와 의회전략자문그룹을 신설하고 민간 금융 전문인력과 현장 네트워크, 전문 심사인력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원한도와 금융수단이 확대되면서 DFC의 투자 방향도 핵심광물과 에너지, 주요 인프라 등 공급망과 경제안보 분야에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개발금융의 전략성이 강해질수록 빈곤국 개발사업과 인도적 지원이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안보와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투자 판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기존 개발금융의 목적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DFC의 지원한도가 크게 늘고 전략산업과 투자 대상 국가가 확대되면서 핵심광물과 에너지, 인프라, ICT 등에서 미국과 연계한 해외 프로젝트 참여 기회도 넓어질 수 있다.

DFC는 이제 단순히 개발도상국의 프로젝트에 돈을 빌려주는 기관에서 미국의 공급망과 경제안보 전략을 금융으로 지원하는 기관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50억달러로 확대된 투자 여력이 어느 지역과 산업에 집중될지가 향후 글로벌 개발금융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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