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연인 관계였던 여성이 결별 후 몇 년이 지나 갑자기 남성 A씨를 강간, 강제추행,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하는 유명 연예인이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당연히 무죄가 나올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사뭇 다르다. ‘미투 운동’ 이후 대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법리를 확립하며 “CCTV 영상이나 녹음 파일, 목격자 등 객관적 물증이 없더라도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2022. 12. 15. 선고 2021도14234 판결 등을 통해 이러한 법리를 거듭 확인하고 강화해 왔다. 피해자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증거라 하더라도, 그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신빙성을 갖추었다면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나아가 “피해자가 사건 직후 구체적으로 저항 내용을 말하지 않았거나 신체적 상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으며,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관계와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 하는 피해자’의 모습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성범죄 피의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하고 고소인의 주장이 모순되며 경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더라도 무죄 판결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법원 성폭력처벌법 위반 사건의 무죄 선고율은 3.6% 안팎에 불과하다(2025년도 사법연감 통계 기준).
이에 A씨는 성범죄 사건에 대한 전문적·체계적 변호는 물론, 사건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조력하는 법무법인 태창 형사전문센터를 찾았다. 수백 건의 무죄, 불기소, 불송치 결정을 이끌어낸 인천사무소의 조형래 형사전문센터장과 조우영 형사전문변호사가 초기 수사 단계부터 변론을 맡았다.
A씨는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신체 접촉 및 성관계가 있었다는 이유로 강간과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되었고, 스토킹 혐의까지 함께 수사선상에 올랐다. 결별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탓에 A씨에게는 고소인과의 통화 녹음이나 수발신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고, 카카오톡이나 문자, SNS 대화 등 과거 연인 관계였음을 뒷받침할 자료조차 전무했다. 연예인이라는 신분 탓에 지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비밀 연애를 이어왔기에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처지였다. 반면 고소인의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교제 당시 실제 성관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기에, 기존 사실관계에 정황을 일부 왜곡하여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그럴듯한 피해 진술이 완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창은 ‘기본 원칙’에 집중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을 넓게 인정하더라도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 인정에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대원칙을 변론의 축으로 삼았다. 그러나 원칙론만으로는 부족했다. 변호인단은 A씨의 기억을 면밀히 되짚어 고소인 진술의 논리적 모순과 허점을 파헤쳤고, 최근 A씨의 결혼 소식을 접한 고소인이 강한 적개심과 분노를 표출했던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 고소인이 허위 고소에 이르게 된 결정적 동기를 밝혀낸 것이다.
이러한 초기 대응을 토대로 법무법인 태창은 수사기관에 고소인을 상대로 심리생리검사(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진행해 달라는 내용의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강하게 압박했다. 또한 A씨의 경찰 피의자 신문에 직접 입회하여 피의자신문조서가 피의자에게 유리한 취지로 상세히 정리되도록 조력했다. 조사 전 예상 질의응답(Q&A)을 철저히 준비하고 실전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것은 물론,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관련 대법원 및 하급심 판례를 충실히 반영한 변호인의견서를 수차례 제출했다.
결국 경찰은 A씨의 소명이 더 설득력 있다고 판단하여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고소인의 이의신청으로 사건이 송치되었으나, 검찰 역시 A씨 측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과 객관적 정황을 수사 초기부터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사건의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방패가 된다. 고소를 당한 초기부터 상대방 진술의 모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수사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억울한 처벌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