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신문을 읽을 때 글자 일부가 흐릿하거나 창틀·타일처럼 곧은 선이 휘어 보인다면 단순한 노안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시야 중심부가 일그러지거나 일부가 보이지 않는 증상은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황반변성이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진행되면 중심 시야가 흐려지거나 사물이 왜곡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해 사물의 형태와 세부적인 모습을 선명하게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은 이 부위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는 질환으로 노화와 유전적 감수성, 환경·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나이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가족력과 유전적 소인을 비롯해 흡연,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과 식습관·신체활동 등도 발생이나 진행과 관련이 있다.
문제는 초기 단계에서 이상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한쪽 눈에만 변화가 나타나면 반대쪽 눈이 시야를 보완하면서 증상을 늦게 인지할 수 있다.
정석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며 "한쪽 눈에만 변화가 생기면 다른 눈이 이를 보완할 수 있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질환이 진행되면 글자나 직선이 휘고 일그러져 보이는 '변형시'가 나타날 수 있다. 사물의 형태나 크기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거나 시야 중심부가 흐릿해지기도 한다. 더 진행되면 중심부 일부가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이 생겨 독서나 얼굴 인식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쪽 눈씩 가린 상태에서 글자나 직선을 바라보며 휘어 보이는 부분이나 흐릿하거나 보이지 않는 영역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이 같은 변화가 새롭게 나타나거나 갑자기 심해졌다면 신생혈관성 황반변성 등의 가능성을 고려해 신속하게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에는 안저검사와 빛간섭단층촬영(OCT) 등이 활용된다. 필요에 따라 형광안저혈관조영술이나 인도시아닌그린혈관조영술을 통해 망막과 혈관 상태를 추가로 확인한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건성은 황반의 신경세포와 주변 조직에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형태다. 모든 건성 황반변성을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기 등 일부 단계에서는 AREDS2와 같은 영양보충제가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복용 여부는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 주변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면서 출혈이나 삼출액이 발생해 시력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주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VEGF 약물을 눈 안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광역학치료 등을 고려한다.
정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시력 손실을 줄이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치료 이후에도 상태에 따라 추가 주사가 필요할 수 있어 정기적인 진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방과 진행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연과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채소·과일·생선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가 권장된다. 강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때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나 모자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황반변성은 단순한 노화에 따른 시력 저하와 달리 중심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글자나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중심부가 흐릿해지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노안으로만 여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