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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관세에 美 제조업 원가 77.9까지 급등…AI·반도체가 버팀목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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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관세에 美 제조업 원가 77.9까지 급등…AI·반도체가 버팀목 됐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10-05 08:30

9월 ISM 제조업 PMI 54.5…전월比 0.1p 하락에도 확장 국면 유지
생산원가 71.1→77.9 급등…중동 전쟁·관세·철강 가격이 비용 압박
신규주문 55.3·고용 52.7로 반등…수주잔량도 56.4까지 상승
AI 데이터센터·반도체 수요가 제조업 하방 지지…공급망 병목은 부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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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미국 제조업이 전쟁과 관세,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삼중고에도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생산은 둔화되고 원가 부담은 다시 커졌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문이 늘면서 제조업 경기를 떠받치는 모습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5로 전월 54.6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은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

지수만 보면 제조업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신규주문과 고용이 반등한 반면 생산은 둔화했고, 무엇보다 생산원가가 가파르게 뛰었다.

9월 신규주문지수는 55.3으로 전월 53.7에서 1.6포인트 상승했다. 고용지수도 51.2에서 52.7로 1.5포인트 올랐고 수주잔량은 51.8에서 56.4로 4.6포인트 뛰었다.

반면 생산지수는 58.3에서 56.7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재고지수도 50.6에서 48.6으로 떨어지며 재고 소진 흐름이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생산원가다. 8월 71.1이었던 생산원가지수는 9월 77.9로 한 달 만에 6.8포인트 급등했다. 올해 초 59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용 압박이 다시 빠르게 커진 셈이다.

배경에는 중동 전쟁과 관세,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운송비와 생산비가 다시 오르고 있고 철강과 알루미늄 등 주요 산업용 원자재 가격도 제조업체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캐나다와의 통상 마찰과 복잡해진 관세 체계 역시 공급망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제조업 현장에서는 주문이 늘어도 이를 곧바로 생산 확대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계류 업종에서는 반도체와 전자, 정부 부문의 주문이 크게 증가한 반면 공급망 리드타임과 가격 압박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수주잔고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력 부족과 철강 수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납기가 늦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역시 역설적으로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철강과 전력설비, 고속 커넥터, 포토닉스 등 관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공급망에서는 생산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수요가 강한 만큼 가격이 오르고 납기가 길어지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컴퓨터·전자제품 업종에서는 현재 공급망 상황이 코로나19 이후 혼란기 못지않게 복잡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중동 전쟁으로 인한 핵심 원자재 불확실성, 복잡해진 무역 규칙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운송장비 업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 상승에 관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고객사들이 설비투자 결정을 미루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화학제품 업종에서는 최근 실적 개선이 본격적인 업황 회복이라기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수요와 원자재 가격 인상 전 구매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경계도 나온다.

그럼에도 미국 제조업이 당장 위축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규주문과 고용이 동시에 반등한 데다 소비자 재고지수는 41.6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향후 재고를 다시 쌓아야 하는 수요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수요가 전체 제조업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기계류와 전자제품 관련 업종에서는 AI와 반도체, 정부 발주를 중심으로 주문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전쟁 여파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공급망 병목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IT를 중심으로 한 양호한 수요가 제조업 경기의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미국 제조업의 현재 상황은 '수요 부진'보다 '공급과 비용'의 문제에 가깝다. 주문은 들어오고 있지만 전쟁과 관세, 철강 가격, 인력 부족이 생산 확대를 가로막는 구조다.

향후 제조업 경기를 가를 변수도 여기에 있다. AI와 반도체 중심의 주문 증가세가 비용 상승을 감당할 만큼 이어진다면 확장 국면은 유지될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병목이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마진 압박과 설비투자 지연이 제조업 경기의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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