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상간소송을 당하면 소장을 받은 순간부터 법적 책임이 확정됐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소장이 접수됐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부정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과 기간, 피고가 상대방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당시 상대방 부부의 혼인관계가 어떤 상태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따라서 상간소송방어를 준비한다면 감정적인 해명보다 소장에 적힌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특히 답변서 제출기한 등 소송 절차를 확인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과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다른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상간소송방어에서 먼저 살펴볼 부분은 상대방의 혼인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여부다. 상대방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면서 부정행위를 했다면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반면 상대방이 미혼이라고 말했거나 이미 이혼했다고 설명하는 등 혼인 사실을 알기 어려웠던 사정이 있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 단순히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당시 상대방이 어떤 설명을 했는지, 이를 뒷받침하는 문자나 메신저 대화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혼인 사실을 알게 된 시점도 중요하다. 알기 전과 알게 된 이후의 관계를 구분해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상간소송방어의 기본이다.
부정행위 당시 상대방 부부의 혼인관계도 주요 쟁점이다. 법률상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동일한 법적 판단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경우 제3자의 행위가 배우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법리를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 입장에서는 당시 상대방 부부가 장기간 별거했는지, 이혼을 논의하고 있었는지, 이혼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사건의 전체 흐름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방을 언제 처음 알게 됐는지, 언제부터 연락하거나 만났는지, 혼인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 원고가 문제 삼는 행위가 언제 있었는지를 날짜 별로 정리하면 된다.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대화, 이메일, 사진, 일정 기록 등 관련 자료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대화 내용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따로 저장하기보다 전후 맥락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체 흐름을 보존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불리한 자료라고 해서 임의로 삭제하거나 변경해서는 안 된다.
위자료 청구금액도 소장에 적힌 금액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부정행위의 내용과 기간, 혼인기간, 가족관계, 부정행위가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손해배상책임과 범위를 판단한다. 따라서 피고는 청구 금액만 확인하기보다 책임 자체가 성립하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사정이 위자료 액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른 상간소송에서 인정된 위자료 액수만으로 자신의 사건을 판단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비슷한 사건이라도 혼인 사실을 인식한 시점과 부부관계의 상태, 부정행위의 기간과 내용, 증거의 차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간소송을 당했다면 감정적으로 상대방에게 연락하거나 대응을 미루기보다 사건의 흐름을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간소송방어는 단순히 부정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혼인관계가 어떤 상태였는지, 원고의 주장과 증거가 실제 사실관계와 일치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책임의 성립과 범위를 판단하는 과정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