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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성추행, 혼잡한 객실이라는 사정만으로 혐의 입증되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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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성추행, 혼잡한 객실이라는 사정만으로 혐의 입증되지는 않아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10-03 08:00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
[더파워 최성민 기자]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은 승객 간 거리가 가까워 신체 접촉이 발생하기 쉬운 공간이다. 그러나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과 형사상 추행이 성립한다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지하철성추행 사건에서는 접촉 부위와 방식, 당시 객실의 혼잡도, 이동 방향, 접촉이 이어진 시간, 전후 행동 등 구체적인 사정이 함께 검토된다. 짧은 순간에 발생한 일이라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기 쉽고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재구성할 객관적 자료가 부족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혼잡한 환경이 언제나 면책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추행의 고의와 행위의 성격은 접촉 경위와 주변 정황을 종합해 판단하며 우연한 접촉이었다는 주장 역시 구체적인 사실관계로 뒷받침돼야 한다. 지하철성추행 사건의 핵심은 신체 접촉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해당 접촉이 형사법상 추행에 해당하고 고의가 인정되는지에 있다.

지하철에서 발생한 추행은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성폭력처벌법 제11조의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죄가 적용될 수 있다. 현행법상 해당 범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 죄는 폭행이나 협박이 수반되지 않은 행위라도 성립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행위의 내용과 경위에 따라 형법상 강제추행죄 등 다른 범죄의 성립 여부도 검토해야 하며, 실제 적용 법조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대법원은 지하철 내 신체 접촉 행위가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면서, 추행 여부는 피해자의 성별과 연령, 당사자들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양태와 주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 피해자가 실제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는 결과까지 반드시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감정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도, 피해자의 즉각적인 항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혐의를 부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다.

지하철성추행 혐의가 제기됐다면 사건 당시의 객실 상황과 이동 경로, 승하차 시점, 주변 CCTV 영상 등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신속히 확인해야 한다. 지하철 CCTV는 보관 기간이나 촬영 범위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영상 확보 가능성을 초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사자의 진술 역시 접촉이 발생한 위치와 방향, 당시 행동, 사건 전후의 정황을 중심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반대로 피해를 주장하는 측에서도 사건 직후의 상황과 목격자, 관련 기록 등을 정리하면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하철성추행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어떤 사실을 근거로 혐의를 판단하는지 파악하고 진술과 객관적 증거가 서로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짧은 순간의 접촉을 두고 당사자의 진술이 엇갈릴 수 있으므로,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에만 집중하지 말고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과 행위의 구체적인 양태를 확인해야 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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