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전기차용 배터리에 머물던 이차전지 산업을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방산용 특수전원, 우주·항공 분야까지 넓히는 산업 재편이 순천에서 추진된다. 순천시는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기존 방산 제조 기반을 묶어 소재·부품에서 정밀가공, 고성능 전원, 무인체계로 이어지는 ‘첨단 에너지 방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순천시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광양만권의 이차전지·첨단소재 산업과 순천의 우주·방위산업을 연계한 미래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가 지난 9월 30일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지정하면서 순천이 추진해 온 이차전지·소부장과 방산산업 연계 전략에도 새로운 동력이 마련됐다.
순천이 주목하는 것은 두 산업의 접점이다. 이차전지와 방위산업은 고성능 전원과 첨단소재, 정밀제조 등에서 기술 기반을 공유한다.
고에너지밀도·고안전 배터리는 드론과 로봇, 무인체계, 군용 전원장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 소재와 첨단금속, 정밀가공 기술도 우주·항공·방산 부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순천시의 판단이다.
제품군도 넓힌다. 기존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 중심에서 각형 ESS와 방산용 특수목적 배터리 등으로 영역을 다변화해 민수 중심의 이차전지 산업을 고부가가치 방산 분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산업 기반도 이미 갖춰지고 있다. 율촌산단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입주해 있으며 율촌제1산업단지는 2024년 뿌리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정밀가공과 주조, 용접 등 기존 제조 기반을 이차전지 소재·부품과 우주·방산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포스코리튬솔루션 등 기존 이차전지 소재기업과 지역 뿌리·정밀제조 기업의 연계도 강화한다. 순천시는 지역기업의 기술 고도화와 신규 투자를 유도하고 우주·방산기업과 공동 기술개발 및 공급망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방산·우주용 이차전지와 특수전원 분야의 실증·시험 기반 구축도 검토한다. 연구개발과 기업지원, 실증·시험평가, 전문인력 양성 등에 필요한 국비사업을 발굴하고 첨단소재·방산기업 유치에도 나선다.
이번 전략은 순천만의 산업 확장에 그치지 않고 여수·광양을 포함한 광양만권 전체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순천의 이차전지 소재·정밀제조와 우주·방산, 광양의 철강·이차전지 소재, 여수의 석유화학·첨단소재를 연결해 원료와 소재부터 배터리 제조·활용까지 이어지는 광양만권 전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순천시는 이를 기반으로 이차전지 소재·부품에서 첨단소재와 정밀가공, 고성능 전원, 무인체계, 우주·방산까지 연결되는 산업 모델을 만들고 율촌산단을 두 산업을 잇는 융합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광양만권의 첨단소재와 제조기술을 우주·방위산업까지 연결해 지역기업의 새로운 공급망을 만들겠다"며 "이차전지·첨단소재·우주·방산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광양·여수·고흥 등 인근 산업거점과도 연계해 전남 남해안권의 미래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