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지난달까지 공정위 담합 의결서 237건 분석
관련 매출액 36조3894억원·과징금 2조1299억원
2024년 1.54%·2025년 1.32%…올해 설탕·밀가루 사건 영향으로 11.90%
한창민 “집단소송·징벌적 손해배상 도입해 담합 억지력 높여야”
/연합뉴스[더파워 이경호 기자] 36조3894억원과 2조1299억원. 2024년부터 지난달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처리한 담합 사건의 관련 매출액과 부과 과징금 규모다. 관련 매출액에 견준 과징금 비율은 5.85%에 그쳤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2024년부터 지난달까지 나온 공정위 담합 사건 의결서 237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비공개 사건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연도별로 보면 전체 평균보다 더 낮은 시기도 있었다. 관련 매출액 대비 과징금 비율은 2024년 1.54%, 2025년 1.32%로 2년 연속 1%대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서는 11.90%까지 뛰었다. 하지만 한 의원 측은 이를 담합 과징금이 전반적으로 대폭 강화된 결과라기보다 설탕·밀가루 담합 사건의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두 사건은 모두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분류됐다. 당시 기준으로는 관련 매출액의 10.5% 이상 20% 미만을 부과 기준율로 적용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실제 과징금은 이후 조정 과정에서 낮아졌다. 한 의원에 따르면 설탕 담합 사건은 관련 매출액 대비 12.4%, 밀가루 담합 사건은 11.8%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결국 올해 전체 과징금 비율이 두 자릿수로 올라섰지만, 2024년 이후 전체 사건을 놓고 보면 관련 매출액의 6%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한 의원의 지적이다.
담합은 사업자들이 경쟁을 제한해 가격이나 거래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다. 공정거래법은 담합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실제 부과액은 위반행위의 유형과 중대성, 관련 매출액 등을 토대로 산정한 뒤 조정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문제는 부과 기준 자체를 높이더라도 실제 최종 과징금이 조정 과정에서 낮아질 경우 억지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의원은 현행 과징금 제도만으로 반복적인 담합을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대 부과 기준율을 현행 20%에서 30%로 올리는 방안이 논의되더라도 감경 구조가 그대로라면 실효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창민 의원은 "현행 과징금제도는 관련 매출액 대비 과징금 비율이 낮아 담합 유인을 없애는 데 한계가 있다"며 "최대 부과 기준율을 현행 20%에서 30%로 높이더라도 조정 단계에서 감경이 반복되면 충분한 담합 억지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 담합이 적발되면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업들이 인식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