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자금 압박이 석 달 동안 이어진 금융소비자의 이후 3개월 신규 연체율이 일시적으로 한 달만 자금 압박이 높았던 집단보다 약 2.6배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신용거래 이력이 많지 않더라도 현재 상환여력이 높은 집단은 유사한 신용이력의 비교집단보다 신규 연체율이 절반 이하로 낮았다.
토스의 금융경영연구소 토스인사이트는 이런 내용을 담은 ‘마이데이터, 금융의 주도권을 바꾸다’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보고서는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정보를 개인 단위로 모을 경우 기존 신용정보만으로는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상환능력과 자금 사정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토스 마이데이터에 금융정보를 연결한 성인 이용자는 평균 약 16개 금융기관을 연결했다. 이 가운데 실제 예금·대출, 카드, 보험 등 거래가 확인된 금융기관은 평균 10곳으로 전체의 약 60% 수준이었다.
특히 높은 자금 압박이 3개월 연속 이어진 집단의 이후 3개월 신규 연체율은 2.1%로 집계됐다. 한 달만 자금 압박이 높았던 집단의 연체율 0.8%와 비교하면 약 2.6배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정보를 이용자에게 사전에 제공하고 상담과 연결할 경우 연체 발생 전에 상환 계획을 점검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검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반대 사례도 확인됐다. 신용거래 기록은 적지만 현재 상환여력이 높은 집단의 이후 3개월 신규 연체율은 0.23%로, 신용이력이 유사한 비교집단의 0.57%보다 절반 이하로 낮았다.
토스인사이트는 이를 두고 신용거래 기록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상환능력이 낮다고 판단하기보다 실제 자금 여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갚을 능력이 부족한 경우’와 ‘이를 입증할 기록이 부족한 경우’를 구분하는 것이 포용금융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마이데이터가 금융회사 간 경쟁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카드·증권·보험 분야에서 자기 회사의 거래기록만 봤을 때보다 다른 금융회사에서의 거래까지 함께 분석했을 때 향후 고객의 금융행동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거래 기간이 짧거나 고객정보가 적은 금융회사라도 다른 회사의 거래기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의 기준이 단순한 ‘정보 보유량’에서 고객에게 얼마나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로 이동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실제 카드 이용 분석에서는 비교 가능한 카드를 2장 이상 보유한 이용자 가운데 약 4명 중 1명은 다른 카드사 소비내역까지 함께 반영했을 때 혜택이 가장 큰 카드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지 않더라도 이미 보유한 카드 가운데 소비패턴에 더 유리한 카드를 찾아 활용하도록 안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개인 중심 정보 활용과 금융회사 간 서비스 경쟁이 맞물릴 경우 소비자의 선택이 금융회사의 경쟁을 촉진하고 그 결과가 다시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수요자 중심 금융’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금융회사뿐 아니라 이용자와 정책당국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용자는 자신의 정보가 어디에 사용되는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금융회사는 서비스 추천의 근거를 설명하고 잘못된 정보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당국에는 금융회사들이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실제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주문했다.
노유철·김태린 토스인사이트 연구위원은 "마이데이터의 가치는 여러 금융 화면을 한곳에 모아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흩어진 정보를 개인 중심으로 모으면 상환능력을 더 정확히 설명하고 금융회사가 더 나은 서비스로 경쟁하도록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