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심위, FIU 요청받아 27개 사이트 접속차단·이용해지 결정
피해 신고 없어도 불법 영업 적발 즉시 심의…대체 사이트도 추가 차단
미신고 사업자 44곳 수사기관 통보…불법 영업 시 최대 징역 5년
일부 미신고 업체 수수료 1.5~10%…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최대 62배
/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쿠코인(Kucoin), MEXC 등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해온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들의 인터넷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다. 그동안 구글과 애플 앱마켓에서 미신고 사업자의 앱 설치와 업데이트를 제한한 데 이어 웹사이트까지 차단 범위가 확대됐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3일 그동안 접속차단을 요청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27건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6~7일 두 차례 심의를 거쳐 국내 접속차단 또는 이용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차단 대상에는 쿠코인과 MEXC를 비롯해 Phemex, XT, Bitrue, CoinW, ZoomEX, Poloniex, BTCC, DigiFinex, Pionex 등이 포함됐다.
Blofin, Apex Pro, WEEX, BitMart, KCEX, BingX, P2B, Nonkyc, SUPEREX도 차단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코인솔루션과 신밧드솔루션, Xgram, 탭비트, 코인마이, 빅원, 유비트 등도 국내 접속이 제한된다.
서버나 운영자가 국내에 있는 경우에는 이용해지, 해외에 있는 경우에는 접속차단 조치가 적용된다.
이번 결정으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온라인 차단 체계는 모바일 앱에서 인터넷 사이트까지 확대됐다.
FIU는 앞서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와 협의해 미신고 사업자의 모바일 앱이 국내에서 새로 설치되거나 업데이트되지 못하도록 조치해왔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구체적인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거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미신고 영업행위가 확인되는 단계에서 사이트 차단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미신고 가상자산 영업 자체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이용자 피해를 조기에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접근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로 적법하게 영업하려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일정 요건을 갖춰 FIU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고 가상자산 사업을 영위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미신고 불법 영업행위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해외에 기반을 둔 사업자도 국내 이용자를 상대로 영업하면 특금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외국 가상자산사업자의 국내 영업 여부는 한국어 홈페이지 제공 여부와 한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등 마케팅 여부, 원화결제 지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금융당국이 미신고 사업자에 대한 차단을 강화하는 것은 이들이 국내 가상자산 관련 규제와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미신고 사업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특금법 등에 따른 규율·감독을 받지 않아 자금세탁방지 체계와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ISMS 등 보안요건을 갖추지 않은 경우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마약 등 범죄자금의 은닉이나 자금세탁 경로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FIU의 설명이다.
이용자가 거래대금을 보냈지만 가상자산을 지급받지 못하거나 충분한 고지 없이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등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지난 6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신고 사업자가 실시한 합동 집중조사에서 적발된 업체의 평균 거래수수료는 1.5~10%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평균 거래수수료인 0.16%와 비교하면 최대 62배 수준이다.
FIU는 그동안 미신고 사업자가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지도·감독하고 적발된 미신고 사업자 정보를 신고 사업자에게 전달해 가상자산 이전을 제한하도록 해왔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미신고 사업자에게서 가상자산을 구매하거나 결제하지 못하도록 제도도 바꿨다. 2024년 5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관련 조치를 완료했다.
민원이나 제보, DAXA 합동조사 등을 통해 불법 가상자산 취급행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도 통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