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악기를 배우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정해진 교재와 연습곡을 따라가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연주를 시작하고, 연습 과정에서 실시간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 가능해지면서 음악교육에도 기술 기반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뮤직테크 스타트업 어거스트랩은 AI와 스마트 악기를 결합해 기타 학습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곡을 AI로 분석해 개인별 레슨을 구성하고, 실제 연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필요한 연습 과정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앰프와 이펙터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 기타까지 결합하면서 연주와 학습, 사운드 설정을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한다. 어거스트랩은 이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글로벌 AI 음악교육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곡 분석부터 연습 피드백까지 AI로
어거스트랩의 핵심 기술은 ‘AI 기반 곡 분석 및 맞춤형 레슨 자동 생성’이다. AI 생성곡이나 유튜브 음악을 포함해 사용자가 원하는 곡을 분석하고 개인에게 맞는 연주 과정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기존 음악교육에서는 정해진 교육곡과 커리큘럼을 먼저 익힌 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거스트랩은 이 순서를 바꾼다. 사용자가 실제로 연주하고 싶은 곡에서 학습을 시작하게 하는 것이다.
학습 과정도 게임 형태로 구성한다. 스마트 기타와 모바일 앱을 연동해 연주 중 코드·박자·음정·운지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연습 과제를 제시한다. 앱에서는 초보자 레슨, 타브 악보, 연습곡, 속도 조절, 구간 반복 기능을 제공하며, 유튜브 곡을 불러와 기타 파트를 제거한 반주를 만들어 함께 연주할 수도 있다.
연주부터 음색 설정까지 기타 하나로
어거스트랩의 기술은 연주 교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표 브랜드인 PEOZ(피오즈)는 앰프와 이펙터, 연습용 스피커를 악기에 내장한 올인원 스마트 기타·베이스다. 별도 장비 없이 기타 하나로 바로 소리를 내고, 이어폰을 연결해 조용히 연습할 수 있다.
일렉기타의 경우 원하는 음색을 만들기 위해 앰프와 이펙터의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초보자에게는 연주뿐 아니라 장비 설정 자체가 또 하나의 학습 과정이 된다. PEOZ는 기본 프리셋 20종과 앱의 사운드 제작 기능으로 이 과정을 단순화했다. 만든 음색은 노브에 저장할 수 있고, 전원을 끄면 True Bypass로 작동해 기존 장비와도 함께 쓸 수 있다.
PEOZ 앱은 사운드 설정부터 연습과 녹음까지 연주 과정을 하나로 연결한다. 어거스트랩은 앞서 2021년 LED 운지 가이드를 적용한 스마트 기타 ZamString과 합주 플랫폼 ZamStar를 개발했으며, 이 경험이 현재 PEOZ 제품과 학습 플랫폼의 기반이 됐다.
일본·태국 유통망 확보...글로벌 진출 본격화
사업 성과도 제품 판매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스마트·일반 기타 누적 판매량은 약 7,000대, 회사 총 누적매출은 23억 5,000만 원이다.
일본에서는 위키트리와 2,500대 규모, 태국에서는 MusicArms와 700대 규모의 유통 협력을 진행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어거스트랩은 삼성전자 사내벤처(C-Lab)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Kickstarter 글로벌 펀딩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2026년에는 AI 기반 개인 맞춤형 교습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스마트 기타와 사운드 이펙트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유통 파트너 확보에도 나선다.
또한 음악 콘텐츠 자동 생성 기술과 모바일 앱·스마트 악기 연동을 강화하면서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 기업에서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접속하는 음악교육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AI 음악산업의 관심은 그동안 ‘AI가 음악을 만들 수 있는가’에 집중돼 있었다. 어거스트랩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AI를 이용하면 사람이 음악을 더 쉽게 배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좋아하는 노래가 곧바로 교재가 되고 악기가 연주를 분석하며 AI가 다음 연습 과정을 알려주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음악교육의 진입장벽은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 어거스트랩이 만드는 것은 스마트 기타 한 대가 아니라 ‘누구나 원하는 음악으로 바로 연주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에 가깝다.
성장도약 지원으로 글로벌 플랫폼 기반 강화
어거스트랩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6 예술분야 성장도약(스케일업) 지원사업’에 참여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는 예술기업이다.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앤아처의 지원을 받으며 AI 음악교육 사업모델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과 투자 연계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성장지원과 공동 보육은 ‘스마트 기타를 만드는 기업’에서 ‘AI 기반 글로벌 음악교육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사업의 중심축을 옮기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제품 판매 이후에도 교육 콘텐츠와 사용자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쌓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어거스트랩의 다음 성장단계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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