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민영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갔던 팀이 1년 만에 9위로 떨어졌다. 새 사령탑 류지현 감독이 처음 꺼낸 말은 단순한 ‘반등’이 아니었다. 매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 팬들이 "최강 한화"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제15대 류지현 감독 취임식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종태 대표가 등번호 76번이 새겨진 주황색 유니폼을 입혔고, 석장현 신임 단장과 선수 대표 류현진·채은성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한화는 지난 13일 류 감독과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류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한화를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만들어 우승 문을 지속해 두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성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매 시즌 우승 경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번 선택이 더 눈에 띄는 것은 한화의 추락 폭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해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2위까지 올라섰지만 올해는 57승83패4무로 9위에 머물렀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선발진의 힘이 떨어졌고, 문동주의 조기 시즌 아웃과 외국인 투수의 부진까지 겹쳤다.
부담은 그대로 불펜으로 넘어갔다. 한화 불펜은 올 시즌 610⅔이닝을 던져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600이닝을 넘긴 팀도 한화뿐이었다. 지난해 강점이었던 수비 역시 올해는 110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류 감독의 색깔과 한화가 보완해야 할 지점은 맞닿아 있다. 석장현 단장은 류 감독이 투수와 수비 중심의 야구에 주루플레이까지 강조한다는 점이 구단이 다시 정립하려는 방향과 맞는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LG 코치와 감독 시절 수비·작전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고 데이터 활용에도 적극적인 지도자로 평가받아왔다.
류 감독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1994년 LG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코치와 감독까지 줄곧 LG 유니폼을 입었다. 2022년 LG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대표팀 수석코치와 감독을 거쳤고, 올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야구의 5회 연속 금메달을 지휘했다. 이제 4년 만에 프로야구 감독으로 돌아와 처음 다른 구단 유니폼을 입었다.
첫 작업은 곧 시작된다. 류 감독은 선수단 파악과 코칭스태프 구성에 이어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할 마무리 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구상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2위였던 팀을 다시 포스트시즌에 보내는 것만으로는 류 감독이 제시한 목표에 닿지 않는다. "우승 문을 계속 두드리는 팀"이라는 표현 그대로라면, 9위 한화에서 첫 번째로 바꿔야 할 숫자는 승수보다도 무너진 투수·수비의 기본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