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운전 카셰어링 시범 서비스에 투입된 기아 PV5가 제2판교 테크노밸리 일대를 주행하는 모습
[더파워 이설아 기자] 카셰어링 이용자가 차량이 있는 곳까지 찾아가는 대신, 차가 운전자 없이 고객이 요청한 장소로 이동하는 서비스가 판교에서 실증에 들어갔다.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라 외부 관제센터의 원격 운전자가 4G·5G 통신망을 통해 차량을 직접 제어하는 방식으로, 기아는 올해 말까지 사업성을 검증한 뒤 2027년 서비스 확대를 추진한다.
기아는 지난 15일부터 경기도 판교에서 PV5를 활용한 원격 운전 카셰어링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기아에 따르면 실제 카셰어링 서비스 환경에서 원격 운전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국내 첫 사례다.
서비스 대상은 제2판교 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임직원이다. 이용자가 전용 앱을 통해 차량을 예약하면 기아의 중형 PBV ‘PV5’ 패신저 모델이 원격 운전으로 요청 장소까지 이동하고, 이용자는 차량을 전달받아 직접 운전한다.
반납 방식도 기존 카셰어링과 다르다.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에 차량을 주차한 뒤 반납하면 관제센터의 원격 운전 담당자가 해당 차량을 다시 차고지로 이동시키는 구조다. 별도의 대여·반납 장소를 찾아갈 필요가 없는 ‘원격 픽업·회수’ 모델인 셈이다.
원격 운전은 차량 스스로 모든 판단을 수행하는 완전 자율주행과도 차이가 있다. 외부 관제센터의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선통신망으로 차량을 실시간 운행·제어하는 기술로, 기존 도로 통신망과 일반 차량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사업에는 기아와 에스유엠, 모비옵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기아가 PV5 제공과 프로젝트 총괄을 맡고 에스유엠은 원격 운전 솔루션, 모비옵스는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며 한국도로교통공단은 관련 법규 검토 등을 지원한다.
경기도와 KT, 유모스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경기도자동차대여사업조합 등도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기아는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 원격 운전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취득한 뒤 제주와 화성 등에서 기술 검증을 이어왔으며, 제주에서는 일반 도로 원격 운전 실증도 진행했다.
실제 서비스를 겨냥한 만큼 통신 안정성도 주요 검증 대상이다. 컨소시엄은 통신 품질 저하나 단절 상황에 대비해 삼중 통신망을 구축하고 원격 운전 담당자 교육, 긴급 출동 체계 등을 포함한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기아는 이번 실증을 통해 단순 주행 성능뿐 아니라 실제 이용 환경에서 차량 배차와 회수, 관제 운영, 통신 안정성까지 함께 검증할 계획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용 차량을 직접 다수 보유·관리하는 부담을 줄이고, 필요할 때 차량을 호출해 사용하는 운영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원격 운전 서비스는 카셰어링을 넘어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차량 이동 지원이나 생활 편의 서비스 등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기아는 이번 실증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2027년에는 PV5 기반 원격 운전 서비스의 범위를 넓혀 상용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원격 운전 기술은 카셰어링뿐 아니라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이동 지원과 생활 편의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며 "PBV와 원격 운전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