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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오는 돌아왔는데 코스닥은 왜 못 오르나…'3~5조원 대장주'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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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오는 돌아왔는데 코스닥은 왜 못 오르나…'3~5조원 대장주' 공백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10-20 08:50

미국 바이오텍과 디커플링 완화에도 코스닥 헬스케어 회복 더뎌
알테오젠 16.3조원·HLB 5.6조원 뒤 3~5조원대 종목층 얇아져
리가켐·에이비엘·펩트론·올릭스 등 2조원대 밀집…기술이전·임상 성과 필요
ESMO·AASLD·ASH·JP모건까지 이벤트 대기…'신뢰 회복'이 반등 열쇠

[더파워 이경호 기자] 미국 바이오주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코스닥 바이오주는 좀처럼 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금리와 글로벌 수급 같은 외부 변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괴리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시선은 국내 바이오 섹터 내부의 '주도주 공백'으로 향하고 있다.

과거 코스닥 바이오 상승장은 시가총액 수조원대 기업들이 연달아 등장하며 섹터 전체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위 기업들이 개별 악재에 노출되면서 3조~5조원 규모의 중간 대형주가 크게 줄었고, 알테오젠을 제외하면 시장을 이끌 새로운 대장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테오젠 본사 전경
알테오젠 본사 전경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텍과 국내 바이오주의 디커플링은 최근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지만 코스닥 헬스케어의 회복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미국 바이오 지수와 비교해도 국내 바이오텍 주가는 상대적으로 반등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대외 변수보다는 국내 주요 종목들의 개별 이슈와 신뢰 훼손을 더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스닥 바이오 시가총액 구조는 상단과 중간층의 차이가 크다. 16일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약 16조3000억원, HLB는 약 5조5500억원인 반면 삼천당제약은 약 4조8000억원, 리가켐바이오 2조5300억원, 에이비엘바이오 2조4300억원, 펩트론 2조3100억원, 보로노이 2조2900억원, 올릭스 2조2400억원 수준이다.

알테오젠을 제외하면 3조~5조원 구간을 채우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과거처럼 복수의 대형 바이오텍이 기술수출과 임상 성과를 이어가며 섹터 전체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약해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호재가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 바이오주는 기술이전이나 파트너십 체결 같은 호재가 발표돼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분을 반납하는 반면, 임상 지연이나 기술평가 종료 같은 작은 악재에는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큐리언트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 업체와 이중 페이로드 ADC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지만 이후 주가가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펩트론 역시 약 2년간 진행해 온 일라이릴리와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평가가 종료된 뒤 후속 상업화 계약으로 바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결국 시장이 요구하는 기준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단순한 기술이전 가능성이나 임상 기대감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계약금과 마일스톤, 판매실적, 임상 성공 등 숫자로 확인되는 성과가 나와야 주가가 지속적으로 반응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알테오젠이 코스닥 바이오 분위기를 바꿀 첫 번째 후보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Qlex 매출이 9월에도 전월 대비 34%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올해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기술수출 기업에서 실제 이익을 창출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리가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도 시장이 기대하는 '3조~5조원대 새 주도주' 후보군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새로운 기술이전이나 존슨앤드존슨과의 파트너십 확대가 필요하고,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트너사 후보물질 선정과 이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이 주가 회복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리가켐바이오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ADC 어워즈에서 자체 플랫폼 'ConjuAll'이 8년 연속 수상하며 기술 경쟁력을 다시 확인했다. 다만 시장이 원하는 것은 기술력 자체보다 이를 실제 기술수출과 계약 확대로 연결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파트너십 진전 여부가 중요하다.

올릭스도 주목받는 후보 중 하나다. 황반변성 치료제의 뉴질랜드 임상시험계획 신청이 반려되며 주가 부담이 발생했지만 재신청이나 호주 승인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탈모 치료제 임상 결과와 일라이릴리와의 추가 개발 진전까지 확인될 경우 시장 평가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에스티팜은 바이오텍과는 다른 방식으로 주도주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올해 들어 수백억원대 프로젝트 수주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수주잔고가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추가 대형 수주가 현실화할 경우 실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성장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1조원대 기업들이 3조~5조원대로 올라서는 과정도 코스닥 바이오 회복에 중요하다. 오스코텍과 에임드바이오 등 기존 1조원대 기업뿐 아니라 신규 상장 바이오 기업이 임상과 기술이전 성과를 통해 중형주 구간으로 진입하면 현재 비어 있는 시가총액 구조를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두 달은 이런 후보들의 옥석을 가를 일정이 몰려 있다. 10월 유럽종양학회(ESMO)를 시작으로 11월 국제면역항암학회(SITC), 미국간학회(AASLD), 비만학회가 이어지고 12월에는 미국뇌전증학회(AES), 샌안토니오 유방암학회(SABCS), 미국혈액학회(ASH), 알츠하이머 임상학회(CTAD)가 예정돼 있다.

내년 1월에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도 열린다. 바이오 업종 특성상 주요 학회와 파트너링 행사는 임상 데이터 공개와 기술수출 논의가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초까지가 새로운 주도주 등장 여부를 확인하는 중요한 구간이 될 전망이다.

실적 시즌도 변수다. 3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이 전분기보다 약 5% 하락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나 달러 계약이 많은 업체는 환율 영향이 매출보다 이익에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실적이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바이오 업종 특유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다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실적과 파이프라인 이벤트가 동시에 확인되는 기업에는 자금이 빠르게 몰릴 가능성도 있다. 최근 시장이 막연한 기대보다는 실제 숫자를 요구하기 시작한 만큼 실적 서프라이즈와 대형 기술수출, 임상 진전이 동시에 나타나는 기업이 등장한다면 코스닥 바이오 전체의 투자심리를 바꿀 촉매가 될 수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텍 시장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기대와 신뢰가 높았던 종목들의 반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봤다. 알테오젠의 실적과 기술이전, 리가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의 파트너십 성과, 올릭스의 임상 진전, 에스티팜의 신규 대형 수주 등이 반등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코스닥 바이오의 문제는 단순히 미국 바이오주가 오르느냐, 금리가 내려가느냐에만 있지 않다. 시장 전체를 이끌 수 있는 3조~5조원대 기업이 다시 늘어나고 이들이 기술수출과 임상, 실적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섹터 전체의 밸류에이션도 다시 높아질 수 있다.

미국 바이오주의 반등은 이미 시작됐지만 국내 시장의 다음 상승장은 결국 국내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 알테오젠 이후 누가 새로운 3조~5조원대 대장주로 올라설 것인지가 코스닥 바이오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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