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경주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토크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
[더파워 유연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제조업 인공지능(AI)의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라며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경북 경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AI 토크쇼 ‘모두의 AI, 우리의 AI’에서 이같이 밝히며, “중국은 방대한 데이터와 빠른 학습 능력을 바탕으로 제조 AI에서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도 제조 AI 데이터가 풍부하지만, 더 건강하고 강력한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본처럼 양질의 데이터를 가진 국가와 협력해 상호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를 “AI의 영양소”로 비유하며, AI 경쟁력의 핵심으로 ‘데이터의 양과 질’을 재차 강조했다.
AI 인재 확보와 관련해선 “AI 엔지니어는 10만 명이 아니라 100만, 1000만 명이 필요하다”며 “국내 인재 양성과 함께 고급 해외 인력 유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영어 중심의 외국인 정착 도시 조성, 전기료 차등제 도입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운영비 중 85%는 전기”라며, 발전소 근처에는 전기료를 낮추는 탄력적 요금 체계를 제안했다.
AI 토크쇼 사회를 맡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AI는 단순 요약을 넘어 추론까지 수행하며 산업 전반에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며, “그러나 AI 모델이 올바른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는지, 데이터 유출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불안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AI를 실제 산업에 접목한 사례들도 공유됐다. 박만헌 CFA 부사장은 “기존엔 공장 로봇 운영에만 연간 3억~4억 원이 소요됐지만, AI 솔루션을 통해 전문가 없이도 로봇 배치·운영이 가능해지면서 큰 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장영재 카이스트 교수는 “박사급 연구원이 한 달 걸릴 시뮬레이션 작업도 AI 도입으로 30분이면 가능하다”며 AI의 생산성 향상을 강조했다.
AI 기반 스타트업들의 사례도 소개됐다. 세탁특공대의 예상욱 대표는 “하루 3만 개씩 케어라벨 데이터를 학습하는 AI 덕분에 패션 트렌드 예측과 같은 신규 사업을 구상 중”이라며, “의류업체보다 더 풍부한 소비자 의류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 AI 기업 뷰노의 이예하 대표는 “AI를 활용한 심전도 분석기기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며 AI의 사회적 가치도 강조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매년 AI 토크쇼를 개최해 기업 현장의 AI 전환 사례를 공유하고, 국내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감대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