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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영화 4DX, CJ의 글로벌 전략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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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영화 4DX, CJ의 글로벌 전략 (上)

김아영 기자

기사입력 : 2017-05-10 09:33

CJ의 오감체험 특별관 4DX 시스템이 전 세계 영화관에 도입되고 있다. 2017년 4월 말 기준 전 세계 48개국 375개 4DX 상영관이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던 CJ 4DFLEX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 4D 상영관의 선두주자로 우뚝 올라섰다.

이번 기사는 4DX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어떻게 이뤄냈는지, 그들의 글로벌 전략을 심층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오감체험 특별 상영관 4DX, 사진: CJ4DX
오감체험 특별 상영관 4DX, 사진: CJ4DX

이제는 온몸으로 영화를 즐기는 시대다. CJ 4DX는 관객들이 3D를 넘어 오감으로 영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영화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불고, 물이 분사되고, 향기가 난다. 시각 효과에 더해 청각, 촉각, 후각과 여기에 방향 감각까지 자극한다. 다양한 효과는 관객들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얼마 전 CJ 4DFLEX가 자체 개발한 4DX 시스템이 미국 경제지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2017 가장 혁신적인 기업-라이브 이벤트 부문’에 꼽혔다. 4DX의 기술력이 높이 평가돼 트위치• 트위터 등과 함께 선정됐다. 국내 영화나 극장 관련 사업자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CJ 4DX는 관련 기술력으로 전 세계 4D 영화관 산업의 선두주자가 됐다. 국내외 관련 특허 수만 55개에 달하며, 이미 출원 중인 특허 수는 98개에 이른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CJ 4DX는 전 세계 48개국 375개 영화관에서 이용되고 있다.

■ 4DX의 출발부터 사업 확장까지

4DX의 출발은 일반 상업영화가 아닌, 초등학생 자녀와 학부모들을 타깃으로 한 에듀테인먼트 컨셉이었다. 2008년 ‘체험학습 영화관’을 키워드로 시작한 4D 상영관은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일반 상업 영화로 콘텐츠를 확장했다. 판타지 어드밴처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애니메이션과 공포영화까지 4D로 제작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4D로 제작한 공포영화 ‘블러디 발렌타인’의 경우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4D 상업영화의 성공에 힘입은 CJ 4DFLEX는 4D 영화 전용관을 확장하기로 결정한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만 존재하던 4D 상영관이 2009년에는 3곳, 2010년에는 10곳을 추가 오픈했다. CJ는 사업 확장을 위해 4D 영화관에 사용되는 관련 장비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파트너 업체를 물색해 ‘시뮬라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CJ CGV 산하에 있던 4DPLEX 조직을 별도 회사로 분리했다. 독립한 회사는 4D 영화의 경험을 강조하는 뜻에서 ‘4DX(eXperience)’로 브랜드를 재정비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4D FLEX를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켰지만, 야심찬 계획과는 달리 사업 확장이 쉽지 않았다. 4D 상영관의 수를 늘렸지만, 정작 상영관에서 틀 수 있는 4D 영화 콘텐츠가 극도로 적었다. 지난 2011년 국내에 상영된 4D 영화는 21편에 불과했다. 같은 해에 상영된 3D 영화가 45편, 일반 2D 영화 420여 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한 4DX 시스템 도입의 높은 투자비용으로 극장 사업자들은 선뜻 4DX를 도입하지 않았다. 4DX 상영관은 일반 영화관에 비해 최소 2.5배 정도의 비용을 더 투자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략 1. 전략적 선택으로 딜레마의 상황을 극복하다

4DX는 사업 확장에 있어 딜레마의 상황에 처해있었다. 사업 확장을 위해선 상영관 확장과 영화 콘텐츠 수급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두고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과 비슷했다. 4D 상영관 확장을 위해선 극장 사업자를 설득해야 하지만, 이는 4D로 제작된 영화 콘텐츠의 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때 가능한 이야기다. 4DX 상영관에 틀 영화 수가 충분히 많아야 그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배급사와 제작자는 4D 영화 제작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이미 3D 버전과 아이맥스까지 다양한 형태로 영화가 배급되고 있었기에, 그들에게는 4D 영화를 제작해야 될 다른 이유가 없었다. 4D 영화의 제작은 배급 프로세스를 복잡하게 만들 뿐이었다.

즉, 영화 배급사가 4D 콘텐츠를 원활하게 공급해줘야 극장 사업가들이 4DX 시스템을 영화관에 도입하고, 4DX 상영관이 많아져야 더 많은 영화가 4D로 제작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서 CJ 4DX는 상영관의 확장과 콘텐츠의 안정적인 수급 중 어느 것에 중점을 둘 건지 결정해야 했다.

CJ 4DX는 상영관을 확장하는데 집중키로 했다. 이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배급사 입장에선 극장 사업자가 고객이기에, 극장 사업자가 4DX에 관심을 갖고 극찬하면 더 효과적일 거란 판단에서였다. 또한 많은 극장 사업자가 4DX를 도입하면 주요 배급사에게 4D 콘텐츠를 공급해달라고 요구를 할 가능성이 컸다. 이에 따라 배급사는 극장 사업자들의 요구에 맞춰 4D 영화 콘텐츠를 제작할 거란 계산이었다.

이를 위해 4DX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미국 시네마콘, 스페인 시네 유럽, 홍콩 시네아시아 등에 영화산업 관련 주요 글로벌 박람회에 참여해 4DX 시스템을 홍보했다.

글로벌 박람회에 참여한 성과가 2011년에 나타났다. 멕시코 최대 멀티플렉스 업체이자 전 세계 4대 영화 사업자 ‘시네폴리스’와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2011 시네마콘’에 참석한 시네폴리스는 CJ 4DX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고 이는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 계약으로 4DX는 2013년까지 멕시코 전역에 상영관 30여 개를 열게 됐다.

시네폴리스와의 계약으로 해외시장에 물꼬를 튼 CJ 4DX는 다양한 국가들의 멀티플렉스 체인들과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시네폴리스에 이어 태국 메이저시네플렉스와 계약을 체결했고 다음 해에는 브라질, 이스라엘, 러시아, 페루의 멀티플렉스에 4DX 시스템을 수출했다. 현재는 48개국에서 4DX 상영관을 만날 수 있다.

4DX의 해외 진출 현황, 사진: CJ4DX
4DX의 해외 진출 현황, 사진: CJ4DX

CJ 4DX는 극장 사업자들이 4DX 시스템에 투자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도 모색했다. 극장 사업자가 4DX 시스템을 구매하려면, 모션 체어 등의 특수장비 설치비용 50%와 공사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CJ 4DFLEX 측에서 핵심장비 비용 50%를 보조해주지만, 극장 사업자는 일반 상영관보다 최소 2.5배 정도의 비용을 더 투자해야 되기 때문에 4DX 도입이 쉽지 않은 구조였다.

다행히 4DX 장비를 제작하던 파트너 업체 ‘시뮬라인’이 2013년 CJ CGV 자회사로 편입됐다. CJ 4DFLEX 대표로 부임한 최병환 상무가 계열사인 시뮬라인 대표도 겸직하게 되면서, 4DX 제조 원가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4DX 시스템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 최병환 대표는 시뮬라인 생산 인력들은 4DX 장비 제작 위주로 재배치했다. 과거 4DX 장비는 시뮬라인의 주력 생산제품이 아니었다. 시뮬레이션 게임기나 트레이닝 시뮬레이터 제작이 주된 생산라인이었고, 4DX는 부수적인 사업이었다. 그렇다 보니 4DX는 체계화된 생산라인이 없어 생산효율이 낮았고, 결과적으로 원가 구조도 형편없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장을 충북 오창으로 이전했고 시설도 현대화했다. 또 기존에 시뮬라인이 거래하던 부품 공급업체의 수도 절반으로 정리해 생산인력을 4DX에 집중시켰다.

이로써 4DX 시스템 제조단가가 내려갔다. 시뮬라인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배치를 통해 CJ 4DX는 원가절감에 성공한 것이다. 극장 사업자들은 4DX 상영관 도입의 부담을 덜었고, CJ 4DFLEX는 자신들이 보조해주는 핵심장비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계속>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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