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김필주 기자] “교육과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는데 교육 성과가 훌륭하다”와 같은 주요 진단항목 간 모순된 결과를 보면서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평가 자료와 심사 기준의 전면 공개를 교육부에 요구한다” (인하대 교수회 성명서 중)
사진=인하대 전경
인하대가 교육부의 재정지원 탈락 학교에 포함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인하대학교 교수회와 총학생회 동문회 등은 각기 성명서를 발표하며 강력한 항의를 표하고 있다. 인하대학교가 인천 지역 명문사학으로 꼽히는 만큼 인천 지역 사회에서도 이번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에 깊은 우려과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인하대 관계자에 따르면, “인하대는 교육비 환원율,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등 주요 정량지표에서 만점 받았다”며, “그러나 정성지표인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 받아 탈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평가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평가지표는 전체 평가 점수의 20%나 차지한다. 동일 항목에서 인하대는 지난 2주기 평가 때 100점 만점 중 97.77점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 3주기 평가에서는 26점이나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인하대 교수회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 대학은 여러 정량지표에서 만점을 받았다. 학생 충원율과 졸업생 취업률을 진단 지표로 삼는 ‘교육 성과’도 만점을 받았다. 그런데 정성지표인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며 “교육과정을 엉망으로 운영했는데 교육 성과가 매우 우수하다”라는 이 어처구니없는 성적표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라며 강력 항의했다.
현재 인하대 구성원들은 “‘대학 기본역량 진단’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평가 자료와 심사 기준의 전면 공개를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다.
인하대 한 재학생은 전화인터뷰에서 “교육부 평가 기준이 모순되는 점이 많아 공정성에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며, “인하대는 교육부가 주관한 ACE+ 대학자율역량강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4년간 총사업비 69.7억원을 지원 받았다. ACE+사업은 ‘잘 가르치는 대학 육성’을 목표로 학교의 학부교육발전역량과 발전계획을 평가해 선정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번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점수가 낙제점이라는 것이 이상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라는 것이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교육기관을 공정하게 선정하고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권역별로 나눠 평가함으로써 ‘잘 하고 있는 학교’마저 역차별 받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이번 3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는 ‘지역할당제’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전국 대학 전체를 놓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5개의 권역으로 나눠 재정지원 대상 학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수도권 대학들이 재정지원 탈락 대상이 되면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현재 교육부가 발표한 재정지원 탈락 대상 학교는 가결과로 오늘 20일까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2주기까지 이의 제기를 통해 결과가 바뀐 사례는 아직 없다. 최종 결과는 이달 말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