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왼쪽)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이 10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을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벌였지만, 이들은 관련 인사들과의 연관성을 일제히 부인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은 전날(10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각각 16시간, 1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조사 후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특검팀이) 다 물었지만 맹세코 모른다”며 “이 사안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조 전 회장도 김 여사 및 이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 회장과 조 전 회장은 모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깊이 관여한 핵심 인물로, 특검팀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빌미로 투자자들을 속이고 주가를 띄운 뒤 부당이익을 챙긴 정황을 조사 중이다.
2023년 5월 삼부토건은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후 현지 지방정부와 MOU 체결 등을 발표하며 주가를 급등시켰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가 포럼 2개월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재건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고, 삼부 주가는 한때 급등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나며 주가조작 사전 공유 정황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고, 이후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라임 사태로 수감 중인 조 전 회장의 아들이 서울구치소에 더 머물 수 있도록 로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조 전 회장은 “이 전 대표를 만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고, 두 회장 모두 당시 재건 포럼 참석으로 이름이 거론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도 “연락한 적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3일 삼부토건 본사 등 1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한 데 이어, 연일 전·현직 경영진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삼부토건 부회장이자 웰바이오텍 회장인 이모 씨도 소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