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금융위 선정 21개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 중 일본계 7곳...23% 이상 고이율 적용
5일 양경숙 의원은 최근 금리인상으로 은행 대출이 막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서민 등 취약차주를 2·3금융권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파워=최병수 기자]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대부업체 21곳을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체로 선정하는 등 서민·취약계층을 고이율 상품으로 등을 떠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30일 리드코프 등 21개 대부업체를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로 선정·발표했다.
당시 금융위는 이들 21개 대부업체에게 은행으로부터 차입 허용, 온라인 대출중개플랫폼을 통한 대부 상품 중개 허용, 총 자산한도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양 의원에 의하면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로 선정된 21개 대부업체의 지난해 평균 금리는 21.74%이며 순이익은 약 4188억원에 달했다.
또한 이들은 올해 상반기에도 평균 금리 20.85%를 적용했고 약 29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올 상반기에만 이미 전년 대비 69.88%의 순이익을 얻었다.
대부업체는 현재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으로부터 연 5~7%로 돈을 빌려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되면 은행으로부터 연 2~3%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된다.
양 의원은 “20%대 금리로 대출하는 대부업체에게 은행권으로부터 더 싸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대부업체들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서민·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정말로 낮춰질지는 장담할 수 없으며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금융위가 선정한 21개 대부업체 중 7곳은 소유가 일본인 또는 일본법인으로 주주구성이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일본 자금 대부업체 7곳의 최고 이율은 올해 6월말 기준 23.56%를 기록했고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1823억원 규모다.
서민·취약계층이 벼랑으로 내몰려 찾게 되는 곳이 대부업체인데 이중 정부에서 선정한 21곳 중 약 33%인 7곳이 일본 자금 대부업체이고 이 곳으로 이자로만 연간 2000억원 이상이 흘러 들어간다는게 양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정부가 가계대출을 줄이겠다고 해놓고 일본 자본 소유의 대부업체에 가서 대출을 받으라고 추천하고 있는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양 의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및 은행권의 대출 규제 등이 서민·취약계층을 더욱 2·3금융권에 몰리게 만들고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자 주요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최근 한 달 새 0.4%p 가까이 뛰면서 3%대 가계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은행권의 대출이 막히면 서민들은 결국 제2·3금융권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기준금리가 0.25% 오르면 2020년말 대비 가계대출 이자부담규모는 2조9000억원 증가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가계대출 1705조원 가운데 88조7000억원이 취약차주 대출이다. 정부가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를 하면 풍선효과로 인해 서민들이 2·3금융권으로 몰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정부는 서민·취약계층이 자금이용에 부족함이 없도록 정책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7조9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을 확대하는데 그쳤다.
양 의원은 “지난 8월 금리인상 이후 대출이 어려워지고 그로 인해 서민·취약차주들은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처럼 서민이나 건실한 금융 취약계층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 속에 정부는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체를 선정하고 지원책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국민들에게 대부업체를 홍보하고 그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꼴”이라며 “취약차주가 궁지에 내몰리지 않도록 이들을 대부업체로 내모는 대신 정책금융지원 확대를 더 늘릴 수 있도록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관계기간들이 협의해 금리인상에 따른 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