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달 회장이 설립한 사단법인 K-스컬쳐 주최 조각작품 전시회에 본사 및 유통·영업사원 동원
크라운해태그룹이 최근 개최한 야외 조각작품 전시회에 직원들을 동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파워=김필주 기자] 크라운해태그룹이 윤영달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이 만든 사단법인이 주최한 야외 조각작품 전시회에 직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크라운해태그룹은 회사가 주최한 다른 문화 행사 등에도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KBS 뉴스 취재후’는 윤 회장이 설립한 사단법인 K-스컬쳐가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와 뚝섬, 여의도공원에서 개최한 조각작품 전시회에 후원사인 크라운해태그룹 직원들이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 크라운해태 영업·마케팅·유통 담당 직원들은 매일 6명씩 돌아가면서 한강변 전시회 장소로 향했다.
해당 직원들은 전시회에서 조각품 관리 및 관람객 안내, 관람객 대상 조각품 설명 등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크라운해태그룹측은 KBS에 “회사 내부 아트마케팅 담당 TF 구성원들이 새로 설립된 K-스컬쳐 조직위에 참여했고 이들이 이번 한강 조각 전시회에 현장 지원을 했다”고 해명했다.
크라운해태그룹이 해명을 위해 제공한 문건에 의하면 사내 아트마케팅 담당 조직은 구역담당·10구역·30구역·50구역·80구역·100구역 등으로 나뉘어졌다.
하지만 KBS가 따로 확인한 결과 이들은 전시 기획 등을 담당하는 직원이 아닌 크라운해태그룹 계열사 등에서 일반 업무를 하는 평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10구역은 해태 유통이, 30구역은 크라운 시판 및 유통 일부, 50구역의 경우 해태 시판과 식품, 80구역은 해태연구소 및 본사, 100구역은 크라운 본사와 유통 일부 직원이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크라운해태그룹은 “전시회·공연 등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크라운해태를 알리는 것은 기업의 경영 전략인 ‘아트 마케팅’의 하나”라면서 “유통·영업사원들이 조각 전시회에 가서 일하는 것도 ‘업무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노무 전문가들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별도의 법인에 해당하므로 법적으로 전혀 다른 회사며 그 회사 직원은 아닌 것”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계약 관계에 기초해 업무를 배정하려고 한다면 이에 부합하는 보수·급여·업무조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크라운해태그룹은 또 다른 공연 및 전시회에도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직원은 제보를 통해 “회사가 영재국악회, 창신제 등 공연에 참석할 관람객을 할당하면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모집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8월 말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해태제과 직원으로 추정되는 직원이 ‘이런 여름 업무시간에 깻잎따는 회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게시자 A씨는 글을 통해 크라운해태그룹 내에서 갑질 의혹을 폭로했다.
당시 A씨는 “회장이 국악계의 메시아 소리 들을려고 거의 3분기 이상을 업무시간에 (판소리)연습해서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직원이 떼창한다”며 “연습기간 동안 XX먹으면서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직원이 추운 겨울 3~4일 동안 산속에서 눈으로 조각하기도 한다”며 “이런게 AQ경영이다. 이제 이런 것 좀 안하나 싶더니 더워 죽겠는데 깻잎까지 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올해 여름 휴일 등에 이 곳을 찾아 깻잎과 쌈 채소를 직접 지어 수확했다”며 “수확물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었지만 ‘원치 않는 농사’였다”고 주장했다.
A씨 등 직원들이 깻잎을 딴 곳은 크라운해태그룹의 자회사인 아트밸리가 소유한 경기도 양주의 장흥자연휴양림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크라운해태그룹 측은 “해당 장소는 직원들을 위한 친환경 주말농장으로 운영되며 직원들은 수확 체험 활동을 한 것”이라고 KBS에 해명했다.
이후 크라운해태그룹 관계자는 더파워뉴스에 "원래 이러한 행사는 당사가 주최하고 운영해야 하나 사회공헌 및 공적인 역할 등을 고려해 금년 10월 사단법인을 설립해 추진했다"면서 "그러나 최대규모의 조각 전시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전례도 없었던 점, 코로나19로 인해 사전 준비기간이 촉박해 완벽한 운영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한 상황인 점 등으로 인해 전시회 초기에 한시적으로 인력을 지원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핵심 업무인 아트마케팅과 예술감성 향상 차원에서 임직원들이 이러한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영업 직원들은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에게 제품 시식행사 등 회사제품 홍보활동을 했고 실제 전시회 현장에 참여한 직원들은 방문 고객 및 관람객 안내, 작품 파손 및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했다. 업무시간 외 야간과 주말에는 외부 경비업체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