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최병수 기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에서도 대규모 외환 거래가 확인돼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했다.
26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지점에서 발생한 거액의 이상 외환거래와 비슷한 정황이 대부분의 은행에서 포착돼 금감원에 구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우리·신한·하나은행은 물론 국민, 농협, 기업, SC제일은행 등 거의 대부분 은행에서 이상 외환 거래가 포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일부 지점에서도 이상 외환거래가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약 1조원 수준으로 통상적인 무역 거래에 비해 액수가 지나치게 크고 자금 경로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실제 무역 거래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돈을 보냈거나, 거래가 갑자기 폭증했거나, 가상 자산 거래소와 연루된 자금 등을 ‘이상 외환거래’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가상화폐거래소와 관련된 돈이 중국, 일본 등으로 빠져나간 경우라면 '김치 프리미엄(한국 가상화폐 가격이 외국보다 높은 현상)'을 이용하기 위해 국내로 들어온 외환 거래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우리은행, 신한은행처럼 자금 흐름이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장 질서 교란행위 및 불법행위는 엄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말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하나은행에 대해 과징금 5천만원, 업무정지 4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번 이상거래의 경우 그 규모가 훨씬 크고 대부분의 은행이 연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더기 강력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자금 세탁 방지 측면에서 국내 은행이 광범위하게 뚫린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국내 은행의 대외 신인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만간 관련 브리핑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로부터 자체점검 결과를 받아보고 추가 검사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조만간 검사 결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기회를 가지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